Ⅰ. 서론
영상의학 검사는 현대 의료에서 진단, 중증도 분류, 치료계획 수립, 치료 반응 평가를 잇는 핵심 기반이다. CT, MRI, 초음파검사는 촬영 장비와 방사선사 인력만으로 완결되지 않는다. 정확한 판독, 중대소견의 신속한 통보, 판독 결과의 추적성이 함께 보장되어야 진단검사로서의 사회적 가치가 실현된다[1]. 따라서 영상검사 이용량 변화는 단순한 청구량 증가가 아니다. 판독 인프라, 의료전달체계, 지역 의료 접근성의 변화를 동시에 반영하는 보건정책 지표인 것이다.
2024년 2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여 다수의 전공의가 수련병원을 집단으로 이탈하는 사태(이하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통칭 '의정사태')가 발생하였다. 전공의는 국내 상급종합병원 의사인력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며 입원환자 관리, 검사 처방, 시술 보조 등 진료 보조 업무를 폭넓게 수행해 왔다. 따라서 전공의의 대규모 이탈은 전공의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종합병원·병원급·의원급보다 상급종합병원의 진료 및 검사 수행 역량에 더 직접적인 충격을 주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2024년 3월 비상진료체계 설명에서 전공의가 없는 종합병원의 입원환자가 증가하는 등 의료전달체계 전반의 진료 부담이 재편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러한 재편은 영상의학 검사 수행 체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2].
이러한 공급 충격은 이미 존재하던 영상의학과 전문의 수급 불균형과 맞물려 상급종합병원의 영상의학 검사 수행 역량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였다. 국내 영상의학과 전문의 인력 수급 문제를 다룬 선행 논단은 배출 전문의 수 대비 임상 수요 증가로 인한 인력 부족 우려가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전부터 이미 제기되어 왔음을 지적한다[3]. 국내 설문조사 연구는 대학병원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근무 부담과 소진(burnout) 정도가 개원가보다 크다는 실태를 보고하였다[4]. 국제적으로도 영상의학과 전문의 인력 부족은 심각하다. 미국 영상의학 전문지는 배출되는 영상의학과 전공의 수가 공석을 채우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인력난 완화를 위한 단기 전략들을 제시하였다[5].
판독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주·원격판독은 현실적인 보완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국내에서 원격판독은 의료법 제34조가 규정하는 원격의료 또는 의료행위의 위탁(수탁) 성격을 동시에 지닌다. 위탁받는 의료기관이 의료법상 요건을 갖추고 진료기록 관리와 비밀유지 의무를 준수한다면 위탁 자체를 위법으로 보지 않는 것이 실무적 해석이다[6]. 국내 수련병원 및 원격판독 전담기관 대상 실태조사는 상당수 의료기관이 이미 원격판독 형태의 판독 협력을 운영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7]. 해외에서도 원격판독은 예외적 보완수단이 아니다. 계약 구조, 판독자 자격, 정보보안, 품질관리, 감사 체계를 갖춘 정규 진료행위로 관리된다[1]. 미국은 전자적 영상진료 전반에 대한 기술표준을 마련해 두었다[8].
요컨대 전공의 집단사직에 따른 상급종합병원의 진료·검사 수행력 저하, 지속적인 영상검사 수요 증가, 영상의학 검사량의 하위 종별 재분배, 그리고 원래도 판독 인력이 부족한 지역·기관에 재분배된 수요가 집중되는 구조가 맞물리면 판독 인프라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 외주·원격판독에 대한 의존은 구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연쇄적 가능성이 공공자료로 실제 확인되는지를 다룬 국내 실증연구는 찾기 어렵다.
현재의 공개 데이터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청구 통계에는 실제 판독 수행 주체, 외주·원격판독 여부, 재위탁 정보가 없다. 따라서 본 연구는 외주판독의 실제 이용률이나 증가율을 직접 추정하지 못한다. 대신 공공자료로 확인 가능한 (1) 전국 영상검사 이용량의 장기 추세와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전후 변화, (2) 요양기관 종별 검사량 재분배, (3) 수도권·비수도권 간 영상의학과 전문의 판독 부담 격차와 시계열적 특성을 종합 분석한다. 이를 통해 외주·원격판독 의존도가 커질 수 있는 구조적 조건을 실증적으로 규명한다.
Ⅱ.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공개·집계 공공자료를 이용한 반복 횡단면 기술연구이다. 분석의 기본 단위는 월별-지역별 또는 월별-요양기관 종별 검사량이며, 시계열 변화와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전후 차이를 함께 검토하였다. 보조분석인 단절적 시계열 분석의 개입 시점은 전공의 사직서 제출이 본격화된 2024년 2월이 아니라 2024년 3월로 설정하였다. 진료 후 청구까지 통상 소요되는 시차와 진료체계 변화가 청구자료에 안정적으로 반영되는 시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이러한 설정은 정책이나 사건의 발생 시점이 아니라 그 효과가 자료에 반영되는 시점을 개입 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단절적 시계열 분석의 방법론적 원칙을 따른 것이다[9].
2. 자료원 및 변수 정의
본 연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하는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의 진료행위통계[10], 지역별 전문의·방사선사 인력 현황, 의료장비 현황[11]과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현황[12]을 결합하여 2020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250개 시군구 단위의 월별 패널을 구축하였다<Table 1>. 시군구-연도 패널 기준 관측치는 약 1,500건(시군구 약 250개 × 6개년), 전국 월별 패널 기준 관측치는 72건(6개년 × 12개월)이다. 영상검사 이용량은 방사선단순영상(투시 포함), CT, MRI, 초음파검사, 골밀도검사, PET의 6개 검사군으로 재분류하였다. 요양기관 소재지별 통계는 지역 의료수요와 판독 인프라 공급 부담을 비교하기 위해, 요양기관 종별(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병원급·의원급) 통계는 의료기관 종류에 따른 영상의학 검사량 재분배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였다.
<Table 1>
Data Sources and Variables
Note. All sources are public or aggregate data that do not contain personally identifiable information.
National monthly panel used for NB3/NB4 models: n=72 months.
| Domain | Source | Period | Key Variables | N |
|---|---|---|---|---|
| Imaging utilization |
HIRA medical-procedure statistics[10] |
2020.01– 2025.12 |
Monthly, sigungu, institution type, patients, use count, cost |
~1,500 sigungu-year |
| Radiologists | HIRA regional specialist workforce |
2020–2025 | Quarterly specialists and radiologists by sigungu |
~1,500 sigungu-year |
| Radiologic Technologists |
HIRA regional workforce status | 2020–2025 | Quarterly radiologic technologists by sigungu |
~1,500 sigungu-year |
| Population | Resident registration population[12] |
2020–2025 | Sigungu population by 5-year age band |
~1,500 sigungu-year |
| Equipment | HIRA equipment status[11] | 2021–2025 | Year-end CT, MRI, ultrasound units |
250 sigungu |
주요 결과변수는 영상의학검사 총사용량이며, 청구자료에서 산출된 행위량으로 동일 환자의 반복 검사를 포함한다. 영상의학 고부담 검사군은 판독 난이도와 임상적 의사결정 기여도가 크고 영상의학검사 이용량 증가가 뚜렷한 CT, MRI, 초음파검사의 합계로 정의하였다[13]. PET은 건강보험 수가 항목상 핵의학과 등 전문의 판독으로 구분되어 있고[14], 골밀도검사는 병원에 따라 영상의학과 외 진료과가 판독하는 경우가 있으며, 의원급의 방사선단순영상은 상당수가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담당의사에 의해 직접 판독된다. 따라서 판독 인프라 부담 지표(전문의 1인당 영상의학검사 이용량)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주된 판독 주체인 CT·MRI·초음파검사(고부담 검사군)로 한정하였다. 반면 요양기관 종별 영상의학 검사량 재분배 분석(Ⅲ.2)은 판독 주체를 특정하지 않는 영상의학 전체 6개 검사군의 이용량 지표를 사용하므로, 의원급 등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담당의사가 방사선단순영상을 직접 판독하는 현실이 이 분석의 타당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수도권은 서울, 인천, 경기로, 비수도권은 그 외 시도로 구분하였다. 인구 보정 지표는 인구 10만 명당 영상의학검사 총사용량으로, 판독 인프라 부담 지표는 영상의학과 전문의 1인당 영상의학검사 총사용량으로 산출하였다.
3. 분석방법
첫째, 2020~2025년 영상의학 전국 검사량을 검사군별·연도별로 집계해 장기 추세를 기술하였다. 둘째, 2022~2023년 평균을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전, 2024~2025년 평균을 이후로 정의해 전후 평균 차이를 산출하였다(2020~2021년은 코로나19 유행과 회복기의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기준 기간에서 제외). 셋째, 요양기관 종별 전후 변화를 비교하였다. 넷째,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인구 보정 영상의학검사 이용량과 영상의학과 전문의 1인당 영상의학검사 이용량을 2020~2025년 연도별로 비교해, 지역 간 격차가 사태 이전부터 존재한 구조적 현상인지 사태 이후 새로 발생하거나 확대된 현상인지를 확인하였다. 다섯째, 2024년 3월을 개입 시점으로 하는 단절적 시계열 분석을 보조분석으로 수행해, 기존 증가 추세가 유지되었을 때의 반사실 추정치와 실제 관찰값의 차이를 확인하였다[9]. 여섯째, 지역별·기관종별 이용량의 결정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음이항 회귀모형(NB2 분산구조, )을 추가로 적용하였다[15]. 시군구-연도별 전체 6개 검사군(offset=인구) 및 고부담 검사군(offset=전문의 수) 모형, 월별 요양기관 종별 모형(기준=상급종합병원), 월별 검사군별 모형(기준=방사선단순영상)의 4개 모형을 추정하였다. 영상의학 고부담 검사군 모형에는 수도권 여부와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전후(Post) 더미, 그리고 두 변수의 교호작용항을 포함해 지역 간 격차가 사태 전후로 유의하게 변화했는지를 별도로 검정하였다. 모든 모형에는 1월부터 12월까지 각 월에 대한 범주형 더미변수를 포함해, 특정 월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검사량 증감 패턴(계절성)을 통제하였다. 분석 결과는 발생률비(IRR, incidence rate ratio)로 제시하였다.
4. 연구윤리
본 연구는 공개·집계 자료만을 이용했으며, 개인 단위 자료나 의료기관 식별 가능한 민감자료, 개별 의무기록은 사용하지 않았다. 본 연구는 소속기관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면제 승인을 받았다(IRB No. 건국대학교병원 KUMC IRB 2026-07-034).
Ⅲ. 연구결과
1. 전국 영상검사 이용량의 장기 증가 및 전후 변화
영상의학 전체 6개 검사군의 총사용량은 2020년 167,604,515건에서 2025년 225,546,886건으로 34.6% 증가하였다<Table 2>. 이러한 장기 증가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정밀검사 수요 증가와 검진 확대 등 여러 해에 걸쳐 누적된 수요측 요인에 기인한다. 이는 국내외에서 보고된 영상검사 이용량 증가 추세와 궤를 같이한다[13]. 검사군별로는 초음파검사(56.5%), CT(42.3%), 골밀도검사(40.1%), PET(35.2%), 방사선단순영상(31.5%)이 모두 뚜렷하게 증가한 반면, MRI만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20.6%)을 보였다.
<Table 2>
Year-by-Year National Imaging Utilization (2020–2025) and Pre/Post-Crisis Change
Note. Radiography = plain radiography/fluoroscopy; BMD = bone densitometry. Chg(%) = pre/post-crisis change (2024–2025 mean vs. 2022–2023 mean). Reclassified and aggregated by the authors from HIRA medical-procedure statistics[10]
| Exam Group | 2020 | 2021 | 2022 | 2023 | 2024 | 2025 | Chg(%) |
|---|---|---|---|---|---|---|---|
| Radiography | 133,632,659 | 146,248,726 | 155,167,934 | 165,793,757 | 172,295,881 | 175,718,453 | 8.4 |
| CT | 11,561,600 | 13,109,285 | 14,185,885 | 15,573,518 | 15,817,917 | 16,449,264 | 8.4 |
| MRI | 3,561,284 | 4,072,440 | 4,458,678 | 4,410,954 | 4,109,939 | 4,294,284 | −5.2 |
| Ultrasound | 16,384,745 | 20,820,617 | 22,689,095 | 23,259,364 | 24,171,752 | 25,643,817 | 8.4 |
| BMD | 2,256,391 | 2,506,958 | 2,668,829 | 2,864,218 | 3,015,458 | 3,160,159 | 11.6 |
| PET | 207,836 | 228,429 | 236,172 | 252,916 | 256,350 | 280,909 | 9.8 |
| Total (6) | 167,604,515 | 187,072,974 | 199,406,593 | 212,154,727 | 219,667,297 | 225,546,886 | 8.2 |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전후(2022~2023년 평균 대비 2024~2025년 평균)를 비교해도 같은 양상이 나타난다. 골밀도검사(11.6%), PET(9.8%), CT(8.4%), 방사선단순영상(8.4%), 초음파검사(8.4%)는 모두 증가했으나 MRI만 5.2% 감소했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MRI 이용량은 2022년(4,458,678건) 정점을 찍은 뒤 2023년(4,410,954건)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2024년(4,109,939건)에 추가로 줄었다가 2025년(4,294,284건) 다소 회복했다. 이 감소세는 보건복지부가 2023년 2월 발표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방안'의 후속 조치인 뇌·뇌혈관 MRI 급여기준 강화 고시(2023년 10월 1일 시행, 두통·어지럼 등에 대해 의학적 필요성이 명확한 경우로 급여 제한) 시점과 일치한다[16]. 따라서 MRI 이용량 감소는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의 직접적 영향이라기보다, 시기적으로 겹친 급여기준 강화 정책의 결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2. 요양기관 종별 검사량 재분배
요양기관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의 영상의학 전체 6개 검사군 평균 총사용량은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후 14.5% 감소했다. 반면 종합병원은 4.2%, 병원급은 7.8%, 의원급은 16.2% 증가했다<Table 3>.
<Table 3>
Pre/Post-Crisis Change in Imaging Utilization by Institution Type
Note. Total across the six exam groups; minor institution types (e.g., public health centers) are excluded. This institution-type volume indicator is not adjusted per radiologist, so it is unaffected by non-radiologist reading of plain radiography at clinics (see Ⅱ.2).
| Institution Type | Pre-mean (2022–2023) | Post-mean (2024–2025) | Change(%) |
|---|---|---|---|
| Tertiary General Hospital | 4,817,304 | 4,118,329 | −14.5 |
| General Hospital | 6,457,132 | 6,728,519 | 4.2 |
| Hospital-level | 5,851,306 | 6,305,158 | 7.8 |
| Clinic-level | 17,158,107 | 19,935,101 | 16.2 |
3. 지역별 판독 인프라 부담: 2020-2025년 시계열
영상의학 고부담 검사군(CT, MRI, 초음파검사)의 영상의학과 전문의 1인당 이용량을 연도별로 비교하면, 비수도권이 수도권보다 높은 부담을 보이는 양상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일관되게 나타난다<Table 4>. 격차는 2020년 12.5%에서 2022년 14.2%로 다소 확대되었다가 2025년 12.2%로 축소되는 등 매년 12~14%대에서 등락했을 뿐,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를 기점으로 뚜렷하게 확대되는 추세는 보이지 않는다.
<Table 4>
Regional Reading Burden per Radiologist for High-Burden Imaging, 2020–2025
| Region | 2020 | 2021 | 2022 | 2023 | 2024 | 2025 | Trend |
|---|---|---|---|---|---|---|---|
| Capital area | 7,704 | 8,910 | 9,401 | 9,621 | 9,669 | 10,173 | – |
| Non-capital area |
8,664 | 10,102 | 10,739 | 10,940 | 10,975 | 11,413 | – |
| Gap(%) | 12.5 | 13.4 | 14.2 | 13.7 | 13.5 | 12.2 | stable |
4. 요양기관 종별·검사군별 음이항 회귀분석 및 단절적 시계열 보조분석
월별 요양기관 종별 영상의학 검사량 모형(NB3, 기준=상급종합병원)을 보면,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후 상급종합병원의 영상의학 검사량은 기준 추세 대비 25.0% 감소했다(IRR=0.750, p<.001). 반면 종합병원(IRR=1.228), 병원급(IRR=1.230), 의원급(IRR=1.395)은 모두 유의한 상대적 증가를 나타냈다(모두 p<.001). 월별 검사군별 모형(NB4, 기준=방사선단순영상)에서는 MRI만 유의한 상대적 감소를 보였다(IRR=0.879, p=.021).
2024년 3월을 개입 시점으로 한 단절적 시계열 보조분석(2022~2025년 제한 분석)에서는 영상의학 전체 6개 검사군의 사후 관찰값이 반사실 추정치보다 5.7% 낮았고, 영상의학 고부담 검사군은 4.7% 낮았다. 상급종합병원의 반사실 대비 차이는 -23.5%로 가장 컸으며, 병원급은 오히려 +1.2%로 반사실 추정치를 상회하였다. 이는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후 영상검사량이 전반적으로 폭증했다기보다, 기존 증가 추세의 둔화와 기관 종별 재분배가 동시에 발생했음을 보여준다[9].
<Table 5>
Negative Binomial Regression Summary (Institution Type and Exam Group Models)
Note. IRR = incidence rate ratio. All models include monthly dummies to control for seasonality[15].
| Model / Term | IRR | 95% CI | p |
|---|---|---|---|
| NB2 (offset=radiologists): Non-capital region | 1.139 | 1.053–1.233 | .001 |
| NB2: Post × Non-capital (interaction) | 1.017 | 0.896–1.153 | .799 |
| NB3 (ref=Tertiary): Post | 0.750 | 0.696–0.808 | <.001 |
| NB3: Post × General Hospital | 1.228 | 1.129–1.337 | <.001 |
| NB3: Post × Hospital-level | 1.230 | 1.130–1.339 | <.001 |
| NB3: Post × Clinic-level | 1.395 | 1.281–1.518 | <.001 |
| NB4 (ref=Radiography): Post | 0.916 | 0.836–1.004 | .060 |
| NB4: Post × MRI | 0.879 | 0.787–0.981 | .021 |
| NB1 (offset=population): Year trend | 1.104 | 1.072–1.138 | <.001 |
Ⅳ. 고찰
본 연구는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후 상급종합병원의 영상의학검사 수행량 감소와 하위 종별 의료기관의 영상의학 검사량 증가가 뚜렷함을 확인했다. 반면 비수도권의 전문의 1인당 판독 부담이 수도권보다 높다는 지역 간 격차는 사태 전후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변화하지 않았다. 이는 오랫동안 존재해 온 구조적 현상이다. 이 두 결과는 서로 다른 시간적 성격을 갖지만, 결합할 때 정책적 함의가 드러난다. 원래도 판독 인력이 부족한 비수도권에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로 재분배된 검사 수요까지 유입되면, 기존의 구조적 취약성이 새로운 공급 충격과 맞물려 판독 인프라의 실질적 부담으로 이어진다.
상급종합병원의 영상의학검사 수행량이 크게 감소한 이유는 전공의가 입원환자 관리, 검사 처방, 시술 보조 등 진료의 상당 부분을 담당해 왔기 때문이다. 전공의 의존도가 낮은 종합병원 이하 기관은 충격의 직접적 영향을 덜 받았다. 오히려 상급종합병원에서 해소되지 못한 진료·검사 수요의 일부를 흡수하며 영상의학 검사량이 증가했다[2]. 국내 요양기관 유형별 의료이용 특성을 다룬 선행연구에서도 요양기관 종별로 환자 구성과 의료이용 양상이 뚜렷이 다름을 보고한 바 있어[17], 본 연구의 요양기관 종별 재분배 결과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선행 논단들은 전공의 이탈에 따른 상급종합병원 기능 저하를 우려해 왔다[3]. 본 연구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2020~2025년 시군구·전국 월별 패널자료를 이용한 정량적 근거를 제시하였다. 동시에 하위 종별 의료기관의 영상의학 검사량이 증가하는 재분배 양상과 비수도권의 판독 부담 격차가 이 재분배와 무관하게 장기간 존재해 온 별개의 구조적 현상임을 포착했다. 이는 기존 논의를 진전시킨다.
본 연구의 실증 결과가 외주·원격판독의 실제 이용 현황을 직접 나타내지는 않는다. 그러나 원래 존재하던 비수도권의 판독 부담과,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후 하위 종별 의료기관으로 이동한 검사 수요가 결합하면 판독 인프라의 실질적 부담은 가중된다. 판독 인력이 부족한 지역·종별 의료기관일수록 외주·원격판독에 대한 수요와 의존이 커진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으로 판독 외주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단순한 찬반 논의를 넘어선 선제적 질 관리 체계 구축이 핵심 정책 과제다.
외주·원격판독은 지방 및 중소병원의 인력 공백을 보완하는 수단이지만, 판독자의 실제 근무 위치, 판독 건수, 재위탁, 중대소견 통보 책임을 불명확하게 만든다. 국내 원격판독 수행기관을 대상으로 한 동료평가 연구는 이 문제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한다. 2018~2019년 한 국내 원격판독 의료기관에서 시행된 판독 1,312건에 대한 동료평가 결과, 8.9%가 부적격 진단으로 판정되었고 진단 불일치 462건 중 21.6%가 임상적으로 유의한 불일치였다. 세부전공별로는 근골격계 영상의 부적격 진단율이 21.4%로 가장 높았고, 흉부 영상의 임상적으로 유의한 불일치율이 32.7%로 가장 높았다[18]. 이러한 수치는 원격판독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원격판독의 질과 책임소재를 확인하는 체계가 갖추어져 있는지가 핵심 쟁점임을 보여준다. 국내에서 원격판독을 포함한 다기관 판독 협력이 이미 상당 부분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7], 이러한 질 관리체계의 공백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국제 지침은 이 지점을 명확히 한다. ACR-AAPM-SIIM 기술표준은 전자적 영상진료에서 인력 자격, 장비, 영상 표시, 자료 보안, 품질관리, 문서화가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고 제시한다[8]. 유럽영상의학회 백서 또한 원격판독을 예외적 보완수단이 아닌, 계약 구조·책임소재·임상정보 접근·이전 영상 비교·감사 체계를 갖춘 진료행위로 관리해야 한다고 논의한다[1]. 이러한 기준을 국내에 적용하면, 외주판독 업체의 등록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 판독자, 판독 환경, 보안, 질 지표를 국가 또는 전문학회가 확인할 수 있는 체계다. 정책적으로는 다음 요소들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1) 외주판독 수행기관 및 실제 판독 전문의의 등록·인증, (2) 판독자·판독시각·판독장소 또는 시스템 로그 보존을 통한 추적성 확보, (3) 판독소요시간·수정보고율·불일치율·중대소견 통보율 등 질 지표 관리, (4) 영상 반출 통제·접속기록·재위탁 제한을 포함한 개인정보보호 기준, (5) AI 보조판독 결과와 최종 전문의 판독 책임을 분리하여, AI는 정상·이상 선별과 중대소견 우선순위화 등 보조정보로만 활용하는 책임 구조.
2026년 6월 17일 시행된 MRI 운용인력 기준 완화는 접근성 확대라는 장점과 품질관리 약화라는 위험을 동시에 갖는다[19]. 영상의학과 전문의 기준이 전속에서 비전속으로 변경되면 지방과 중소 의료기관의 장비 운영 부담은 낮아지지만, 검사량이 증가하거나 운영기관이 늘어난다고 해서 판독 업무가 자동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인력 기준 완화는 외주·원격판독 질 관리, 장비 품질관리, 판독 결과 책임성, 검사 적정성 평가와 함께 설계해야 한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개자료에는 외주판독 여부, 실제 판독 건수, 판독자 소재지, 판독소요시간, 재위탁 여부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는 외주판독 증가를 직접 입증한 연구가 아니라 외주판독 의존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적 조건을 제시한 연구이다. 둘째, 청구자료 기반 총사용량은 실제 촬영 건수, 판독 난이도, 응급 여부, 재촬영 여부를 구분하지 못한다. 셋째, 지역별 분석은 요양기관 소재지를 기준으로 하므로 환자 거주지 기준 의료이용과 다를 수 있다. 넷째, 코로나19 이후 회복 추세와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의 영향을 완전히 분리하기 어려워, 이를 보완하고자 2022~2025년 제한 단절적 시계열 분석을 함께 제시하였다. 다섯째, 음이항 회귀분석은 시군구-연도 패널 자료를 사용하였으므로, 개별 의료기관 수준의 자료 부재로 인한 생태학적 오류(ecological fallacy)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15]. 여섯째, 전체 6개 검사군의 장기 추세·전후비교에는 핵의학과 등 타 진료과가 주로 판독하는 PET과, 진료과가 혼재된 골밀도검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14], 이 두 검사군의 이용량 변화를 영상의학과 판독 부담과 직접 연결해서는 안 된다.
후속 연구는 다음 세 방향으로 확장해야 한다. 첫째, 의료기관 단위로 외주판독 여부, 외주판독 비율, 판독소요시간, 중대소견 통보 체계를 조사하는 실태조사를 수행해야 한다. 둘째, 국가 차원의 청구·품질자료에 실제 판독 주체와 판독 시간 정보를 비식별화하여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셋째, 관련 전문학회 또는 보건복지부 등 정부기관이 주체가 되어 외주판독 업체의 보안관리, 재위탁, 판독자 업무량, 동료평가 체계를 평가하는 표준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 이 연구는 그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공공자료로 제시하는 출발점이다.
Ⅴ. 결론
2020~2025년 국내 영상검사 이용량은 전반적으로 증가하였고(34.6%),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후에는 상급종합병원은 감소(-14.5%)한 반면 병원급·의원급은 증가(+7.8%, +16.2%)했다. 비수도권은 고부담 영상검사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 1인당 부담이 수도권보다 12~14% 높은 상태를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일관되게 유지하였으며, 이 격차는 사태 전후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변화하지 않았다(교호작용 IRR=1.017, p=.799). 즉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는 지역 간 판독부담 격차를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의 구조적 격차 위에 상급종합병원 기능 저하와 하위 종별 재분배라는 새로운 공급 충격을 더했다고 해석한다. 이러한 결합은 향후 현장에서 외주·원격판독에 대한 의존성이 증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향후 정책은 검사 접근성 확대와 규제 완화에 머물지 않고 판독 주체 추적성, 판독 질 지표, 보안 기준, 중대소견 통보, AI 보조판독의 책임 구조를 포함하는 통합적 판독 관리체계로 나아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