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서론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에서 가장 흔하고 우리나 라 여성암 중 갑상선암에 이에 두 번째를 차지하 고 있다[1]. 2011년 암 통계자료에 의하면, 유병률 은 남성이 523건, 여성이 117,129건으로 매년 증가 하고 있으며, 발생률은 40대 초반에서 50대 초반의 연령에서 증가하고 있다[1]. 이렇게 유방암이 증가 하고 있는 원인으로 여러 이유들이 있으나, 이미 알려진 것 이외에 선진국에서는 경구피임약 이용 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되고 있 다. 2012년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에서 40-49세 여성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 과 경구피임약 이용이 유방암 위험을 증가하였다 고 보고하였으며[2], 미국 시애틀 지역에서 20-44세 여성을 대상으로 2004년에서 2010년까지 장기간의 연구결과 5년 이상 경구피임약 이용 시 유방암 발 생위험이 1.6배 증가한 결과를 보였다[3]. 또한 인 도에서도 경구피임약 이용집단이 유방암 발생위험 이 2.8배 높다고 보고되었으며[4], 이처럼 경구 피 임약을 오래 전부터 이용해 온 외국에서는 경구 피임약 이용의 위험성과 유방암 발생과의 연관성 에 대해 연구를 활발히 시도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다양한 피임방법 중 경구 피임약은 복용이 간편하 고 생리통 감소, 여드름 치료 등의 사유로 전 세계 많은 여성들에 의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원인 파악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구에 비해 경구 피임약의 이용률은 낮으나 과거에 비해 지속적으로 증가하 는 추세이다. 또한 개방적인 성문화로 인해 성관계 연령이 점점 낮아짐에 따라 청소년 및 젊은 여성 에서 경구 피임약의 이용률이 증가함에도 불구하 고 이에 대한 인식과 관련연구는 없는 실정이다. 젊은 여성의 경구 피임약의 이용은 장기간 이용으 로 이어지고, 장기간 이용 시 유방암 발생을 높인 다는 선행 연구결과들[3][5][6][7][8]을 살펴볼 때, 국내에서도 우리나라 여성을 대상으로 경구 피임 약과 유방암 간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경구 피임약 이용률이 높은 국가에 서는 경구 피임약의 최초 이용 시기 및 기간과 유 방암 간의 연관성에 대해 장기간 코호트 연구 [8][9][10][11][12][13][14]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국 내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므로 우 리나라 여성의 경구 피임약과 유방암 발생간의 연 관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제5기 국민건강영양조사 (2010-2012) 자료를 이용하여 경구 피임약과 유방 암 발생간의 연관성을 분석함으로서 우리나라 여 성의 유방암 예방대책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 를 위해 첫째, 연구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파악한 후 둘째, 각 특성에 따른 유방암 발생 위험 도를 분석하여 셋째, 경구피임약의 이용 여부 및 기간에 따른 유방암 발생 위험을 파악하고자 한다.
II.연구방법
1.자료원 및 연구대상
분석 자료는 전 국민을 표본 추출하여 2010년 1 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질병관리본부에서 시행한 ‘제5기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하 였으며, 원시자료는 홈페이지1)에 게시된 이용절차 안내에 따라 자료제공을 받았다.복합표본으로 설계 된 국민건강영양조사는 다단계층화집락표본추출법 을 사용하여 우리나라 국민을 대표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15][16] 가중치를 적용하여 분석할 경우 모수를 전 국민에게 일반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 다[17].
이 조사는 질병관리본부 연구윤리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수행된 것으로 승인번호는 1차년도 ‘2010-02CON-21-C’, 2차년도 ‘2011-02CON-06-C’, 3 차년도 ‘2012-01EXP-01-2C’이다[18]. 남성은 제외하 여 1차년도(2010년) 4,843명, 2차년도(2011년) 4,651 명, 3차년도(2012년) 4,424명으로 총 13,918명이었 다. 이 중 30세 미만을 제외하고 각 변수들의 무응 답 건을 제외하여 8,495명을 연구대상으로 포함하 였다.
2.변수의 선정 및 정의
종속변수에는 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 관련변수 로 연령 및 교육수준과 가구소득을 포함하였으며, 건강 관련변수로 체질량지수, 흡연 유무, 음주, 초 경연령, 과거 모유수유 여부, 경구피임약 유무 및 이용기간을 포함하였다. 모든 암은 음주와 흡연 등 과 같이 생활습관 관련요인들이 영향을 주는 것으 로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사회적 특성상 외국에 비해 음주와 흡연 비율이 매우 낮 으며, 설문조사에 의한 자료는 과소 측정되었을 가 능성이 높다. 마찬가지로 이 대상자들의 조사 자료 에서 여성 음주와 흡연에 대한 유방암 발생 경우 는 각 3건 이하로 매우 적었으며, 극단치 값으로 전체 값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서 제외하였다.
이 중 체질량지수의 기준은 ‘<18.5’이 저체중, ‘18.5≤ <25’이 정상, ‘25≤’이 비만으로 정의하였다 [18]. 독립변수는 유방암 발생 여부이다. 경구피임 약 이용 기간에서는 현재 우리나라 조사에 근거한 권고안이 없기 때문에 장기간 이용 시 유방암 발 생을 높인다는 외국 선행 연구결과[5] 분석을 참고 하였으며, 우리나라 조사 자료에서의 경구피임약 이용이 선진국처럼 아주 길지 않아 1년 단위로 분 석하였다.
3.자료 분석
자료구축 및 분석은 SPSS Ver. 21.0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가중치가 적 용된 빈도 및 비율로 카이제곱검정을 하였으며, 유 방암 위험도 측정을 위해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 시하였다. 연령과 경구피임약 이용기간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상관관계분석을 실시하였다.
III.연구결과
1.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성
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추출된 분석대상자는 총 8,495명으로 가중치를 적 용하면 14,582,419에 대한 분석결과로 일반화할 수 있으며, 이들의 평균연령은 50.3세였다. 연령은 30 대와 40대가 51.9%로 가장 많았고, 학력은 중학교 이하가 41.1%로 가장 많았다. 초경은 대상자들의 대부분이 12세를 초과하였다(89.7%). 모유수유는 1 개월 이상 한 경우가 78.6%로 대부분이 짧게 시행 하였다. 경구피임약 이용은 먹지 않았거나 1개월 미만에서 복용한 경우가 84.9%로 가장 많았으며, 이는 여러 피임종류가 많지만, 남성보다 여성이 피 임을 하는 경우가 적다는 결과를 일부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들 대상자들 중 유방암 의사진단을 받은 경우 는 0.9%를 차지하였다.
2.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유방암 발생 여부
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유방암 발생여 부는 <Table 2>와 같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방 암 발생 비율이 증가하는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Rao-Scott χ2=12.292, p=.002). 경구피임약 복용이 2년 이상인 경우 유방암 발생 비율이 1.4%로 증가 하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Rao-Scott χ2=3.543, p=.315).
3.경구피임약 이용기간과 유방암 발생 위험
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유방암 발생 위 험에 미치는 영향요인에 대한 분석결과 <Table 3> 과 같다. 연령의 경우 30~49세 집단보다 50~64세 집단이 3.614배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았으며 (95%CI=1.643-7.947), 65세 이상의 노인은 5.703배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았다(95%CI=2.130-15.276). 경구피임약 복용기간에 따른 결과는 복용하지 않 았거나 1개월 미만인 경우보다 2년 이상 복용한 경우가 유방암 발생 위험이 1.251배 높았으나 통계 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95%CI=2.130-15.276). 그러나 위험도의 방향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4.연령과 경구피임약 이용기간의 상관관계
연령과 경구피임약 이용기간의 상관관계 분석결 과는 <Table 4>와 같다. 연령이 높을수록 경구피 임약 이용기간이 낮아지는 유의한 음(-)의 상관관 계(r=-0.174)를 보였다.
IV.고찰 및 결론
이 연구는 제5기 국민건강영양조사(2010-2012) 자료를 이용하여 30세 이상 여성의 경구 피임약 이용과 유방암과의 연관성을 파악함으로서 한국 여성의 유방암 예방 대책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 다.
분석 결과 서두에서 언급한 선행연구들과 비교 해 볼 때 경구피임약 이용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통계적으로 유의성은 없었다. 그러나 추이는 경구 피임약 이용집단에서 이용기간이 길수록 유방암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경구 피임 약을 이용하지 않는 여성에 비해 2년 이상 이용 시 유방암 발생이 증가하였다. 이는 경구 피임약을 5년 이상 이용하거나 오래 이용할수록, 이용을 시 작한 나이가 빠를수록 유방암 발생 위험도가 더욱 증가한다는 외국의 최근 여러 연구결과 [2][3][4][5][6][8][11][17]와 유사함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경구 피임약 이용기간과 유 방암 발생간의 통계적 유의성은 보이지 않았다. 유 사하게 대만의 30-69세의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도 경구피임약 이용기간이 5년 미만 OR 0.84(0.36-1.94), 5-9년 OR 1.95(0.89-4.43)로 이용기 간이 길수록 위험도가 증가(p=0.09)하였다. 즉, 통 계적 유의성은 없지만 위험도가 증가하는 추이결 과가 이 연구에서의 결과와 일맥상통한 것으로 주 목할 만하다. 이는 서구의 높은 경구피임약 이용률 에 비해 아직까지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늦은 도입 시기와 낮은 피임약 이용률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2년 이상 이용한 집단이 5.7%로 매우 적었다. 외국의 선행연구들에서는 연 령이 높을수록 경구피임약 이용기간이 길어지는 반면, 이 연구에서는 연령이 높을수록 경구피임약 이용기간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특히 65세 이상의 노인집단 에서는 과거에 사회적으로 피임이라는 개념이 없 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하지 않았던 세대이 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20~40대 여성들은 경 구피임약을 흔히 접해본 세대이기 때문에 향후 지 속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다.
또한 한국 여성에서 유방암은 갑상선암에 이어 발생률이 높으며 조기발견 시 생존율이 높아 예후 가 좋은 암 종류에 속하지만 선행연구에서 경구 피임약 이용과 이용기간이 유방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임이 밝혀짐에 따라 이에 대한 예방대책이 절실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경구 피임약과 유방암 발생간의 연관성 연구가 거 의 없고 유방암에 관한 예방대책과 장기적인 추적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므로 본 연구결과는 유의미 한다고 사료된다.
이 외 선행연구에 의해 밝혀진 유방암 위험요인 으로는 연령, 생식∙임신과 관련된 요인, 환경적 위험요인, 식이, 흡연, 음주 등 생활습관요인들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알려진 흡 연 및 음주의 경우 이 연구에서는 해당 집단 수가 매우 적어서 극단치 값으로 전체 값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서 제외하였다. 이렇게 조사된 이유는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사회적 특성 상 외국에 비 해 음주와 흡연 비율이 매우 낮으며, 설문조사에 의한 자료는 과소 측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과거에 비해 젊은 여성의 흡연은 사회적으로 증가 하고 있다고 체감하고 있지만, 남성흡연자에 대한 금연교육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여성흡연자 에 대한 무관심과 숨김 및 금연교육 부재 등이 원 인인 것으로 사료된다. 여성의 흡연은 임신∙출산 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유방암 발생과도 연관성이 상당히 높으므로 여성 흡연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제도적인 정책마련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 다. 음주의 경우 일본여성의 유방암 위험요인에 대 한 Mizota & Yamamoto[14]의 연구에서 음주 섭 취가 유방암의 주요 요인임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음주가 유방암의 영향요인으로서 유방암 예방대책 의 주요 요소로 고려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특히 음주가 신체적 특성상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욱 치 명적임을 고려할 때 흡연 여성과 마찬가지로 여성 음주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정책마련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 민건강영양조사 자료(2010-2012년)를 활용하여 최 초로 우리나라 여성의 경구 피임약과 유방암 간의 연관성을 조사하였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다. 그러 나 경구피임약의 최초 이용시점이 조사되지 않아 유방암 발생과의 전후관계가 분분명한 제한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전 국민을 대표하는 자료와 임상자료를 접목하면 좀 더 명확한 위험요인이 나 올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최근 갑상선암 다음으로 급 증하고 있는 유방암 발생 및 사망에 대비하여, 유 방암 예방요인인 모유수유를 장려하고 위험요인인 경구 피임약 및 생활습관요인 등에 대한 관리, 국 가 차원의 지역사회 대상 보건정책 수립 및 실행 이 필요하다. 아울러 성관계 연령이 점차 낮아지 고, 경구 피임약 이용에 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 라 경구 피임약의 최초 이용 시기, 기간, 부작용 및 경구 피임약과 유방암 발생과의 연관성에 대한 지속적인 임상 연구가 조속한 시일 내에 이루어져 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