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 2093-5986(Print)
ISSN : 2288-0666(Online)
The Korean Society of Health Service Management
Vol.9 No.3 pp.233-246 20150930
https://doi.org/10.12811/kshsm.2015.9.3.233

조손가족 조모의 자아분화 상태

김명희,, 김신희,
부산대학교 간호대학

The Perceived Self-Differentiation of Custodial Grandmother

Myung-Hee Kim,, Shin-Hee Kim,
Collage of Nursing, Pusan National University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d the general characteristics, child rearing characteristics, and thelevel of self-differentiation of 120 custodial grandmothers. Methods : Data were collected with a self-administered questionnaire from 120 custodial grandmothers who registered Kinship Network in Busan City. Results : For the self-differentiation measure, the mean score of the sample was 2.52±0.51. However, the level of the fusion with emotion 1.89±0.80 was extremely low partly due to the influence of collectivist culture of Korean society. The levels of emotional reactivity and fusion with emotion were significantly low which were dependent on depression (F=4.387, p=0.015). Conclusions : The findings of this study show the need to improve the level of self-differentiation by increasing the score of emotional reactivity and fusion with the emotion among the kinship network grandmothers. Therefore, supportive programs for kinship network grandmothers need to develop self-differentiation.


    Pusan National University

    Ⅰ.서론

    1.연구의 필요성

    우리나라의 조손가정은 2000년 45,225가구에서2010년 69,175가구로, 10년 동안 65%의 급격한 증 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1]. 이혼율 증가, 가정경 제의 파탄 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조손가정의 증 가추세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2]. 조손가정 이란, 조부모가 18세 이하 손자녀와 동거하며 손자 녀의 양육 및 일상생활 일체에 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보호 권한과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부담하는 가족형태를 의미한다. 우리 사회는 손자 녀의 양육문제를 개인적인 문제로 보고, 그 책임을 개인과 가족에게 전가하고 있다. 따라서 조부모들 은 자신의 혈육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의 또는 타의 로 손자녀의 양육을 책임지고 있다[3]. 특히, 우리 사회의 조손가정의 80% 이상은 조모와 손자녀로 구성되어 있다[1].

    조모들은 고령으로 자신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부양을 받아야 하는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오히 려 손자녀의 양육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동으로 신 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4]. 많은 연 구에서 조손가정의 조모들 대다수가 만성질환을 갖고 있고, 손자녀 양육 경험이 없는 조부모보다 신체적 건강 수준이 낮았다[5]. 또한, 과거 자신의 자녀를 키우던 시기와 많이 달라진 양육환경과 손 자녀와는 다른 세대에서 오는 문화 갈등으로 인해 양육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6]. 이러한 어려움은 손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져 조모의 양육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므로[7], 손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므로 조모가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며, 손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조손가정에 중요한 일이다[6].

    이처럼 점차 다양한 가정의 유형을 이루고 있는우리 사회에서 부모의 자아분화수준이 자녀의 사 회ㆍ정서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8]. 자아분화는 불안이나 스트레스 와 같은 환경에 대처하는 개인의 정서적 반응으로, 정신 내적인 차원과 대인 관계적인 차원이 있 다.[9] 즉, 한 개인이 정신 내적인 차원에서 자기의 사고와 정서를 구분하고, 대인 관계적인 차원에서 자신과 타인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다. 높은 자 아분화 상태는 성숙하고 독립된 인격체로서 자신 의 감정과 주변의 영향에 휘둘리지 않는 데 반해, 낮은 자아분화 상태는 독립된 자기가 없어 충동적 감정과 주변의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9].

    그러므로 Bowen[9]은 자아분화가 정서적으로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타인과의 관계에 따라 달라 지기 때문에 개인의 분화수준은 가족 자아와도 깊 은 관계가 있음을 역설하여 가족 중 한 사람의 자 아분화 수준이 높아지면 가족 전체에 영향을 준다 고 하였다. 따라서 자아분화 수준이 높은 어머니는 애정적이며 일관성이 있고 합리적이지만, 자아분화 수준이 낮은 어머니는 자녀를 통제하거나 과보호 하게 되어, 자녀의 자아분화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 다[10]. 이에 따라 조손가정 조모의 자아분화 상태 는 손자녀의 양육뿐만 아니라 손자녀의 자아분화 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손가정 조모의 높은 자아분화 수준의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

    자아분화에 관련된 연구를 살펴보면, 자아분화는 개인의 정신건강과 사회적 적응에 중요한 요소 이고[11], 낮은 자아분화가 심리적 고통과 관련되 며, 원 가족에서 경험된 건강하지 못한 정서적 관 계는 상호작용을 통해서 직, 간접적으로 개인의 정 서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 났다[10]. 이를 통해 자아분화가 개인의 적응과 정 신건강, 가족관계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조모의 자아분화 상태에 대한 파악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조손 가정 내에서의 상호의 문제로써 건강한 조손가정을 위한 가족 간호의 관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조손가정에 대한 연구는 손자녀 양육이 주로 조모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음에 도 불구하고, 노년기 여성으로서 조모의 특성에 기 인한 연구가 미미하였다. 또한, 자아분화에 관한 연구는 주로 어머니나 대학생, 청소년, 아동 등을 대상으로 하였고, 조손가정 조모를 대상으로 한 간 호학적 연구는 더욱 없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Bowen의 가족 체계이론을 바탕으로, 조모들의 자아분화 상태를 밝혀 조손가정 조모를 위한 자아분화 향상 프로그램의 기초자료를 얻고자 한다.

    2.연구 목적

    본 연구의 목적은 손자녀의 주된 양육자인 조손가정 조모의 일반적 특성 및 양육 특성과 조모들의 자아분화상태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으로 그 구체적인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조손가정 조모의 일반적 특성을 파악한다.

    둘째, 조손가정 조모의 양육 특성을 파악한다.

    셋째, 조손가정 조모의 자아분화 상태를 파악한다.

    넷째, 조손가정 조모의 일반적인 특성에 따른자아분화의 차이를 파악한다.

    다섯째, 조손가정 조모의 양육 특성에 따른 자아분화의 차이를 파악한다.

    Ⅱ.연구방법

    1.연구 설계

    본 연구는 조손가정 조모의 일반적 특성과 양육특성 및 자아분화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서술적 조사연구이다. 조손가정 조모들의 일반적 특성과 양육 특성에 따른 자아분화의 차이점을 살펴보고자 다음과 같은 연구 모형을 설정하였다.

    2.연구 대상 및 자료 수집

    본 연구의 대상자는 18세 이하의 손자녀와 함께6개월 이상 동거하며 손자녀의 양육과 교육, 의료 적 보호 등 일상생활 관련 법적, 신체적 보호권한 을 갖는 조손가정의 조모로서, 보건소 방문간호 대상자로 등록된 조모 120명이었다.

    연구 대상자를 모집하기 위해 B 시에 소재하는보건소, 지역 아동 센터의 기관장에게 허락을 받 고, 2014년 3월 11일부터 일주일간 해당 기관의 게 시판에 홍보 유인물을 게시하였다. 연구 대상자 선 정은 모집 홍보를 보고 자발적으로 연구 참여를 희망한 조모, 또는 보건소 방문간호사 및 지역 아 동센터의 사회복지사들로부터 소개받은 대상자 중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자발적으로 연구 참여에 동 의한 대상자로 하였다. 연구자와 연구보조자가 선 정된 대상자들의 집을 방문하여, 연구의 목적과 자 유로운 참여 원칙 및 익명성을 재차 대상자에게 설명한 후, 대상자의 서면 동의를 얻은 후 일대일 면담을 통한 설문을 시행하였다. 자료 수집은 2014 년 3월 11일 ~ 2014년 4월 30일까지 시행하였다. 대상자 크기 산출은 G*power version 3.1.5 프로그 램(Faul, Erdfelder, Lang, & Buchner, 2007)을 이 용하였으며, 유의수준 .05, 효과크기 .30, 검정력 .90을 투입하였을 때, 상관관계분석에 필요한 적절 한 표본 수는 103명이었다. 탈락률이 20%인 점을 고려하여, 참여 의사를 밝힌 대상자 120명을 면담 하였고, 최종자료 분석에 전수가 사용되었다.

    3.연구 도구

    1)일반적 특성과 양육 특성

    조모의 자아분화에 관한 선행연구가 미미한 상태로, 손자녀 양육 스트레스 과정에서 조모의 문제 해결을 위한 대처 능력을 설명할 수 있는 요인으 로 개인의 자아분화를 들 수 있다.[11] 따라서 기존의 연구에서 대상자의 스트레스 대처 관련 요인 으로 보고된 영향 요인들을 고려하여, 일반적 특성과 양육 특성을 포함하였다.

    선행연구에서 조부모의 스트레스 대처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조부모의 일반적 특성으로 나이, 교육 수준, 종교, 직업, 경제적 부담감, 배우자와의 동거 여부[12][13]가 규명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조 모의 자아분화 영향요인 중 일반적 특성으로 나이, 교육수준, 종교, 직업 유무, 월수입, 결혼 상태를 선정하였다. 또한, 조부모의 스트레스 대처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조부모의 양육 특성으로 손자녀를 양육하는 사유, 양육 기간, 양육 손자녀 수, 건강상 태, 우울[12][14] 등이 있었다. 본 연구에서 조모의 자아분화 영향요인 중 양육특성으로 손자녀 양육 사유, 양육 기간, 손자녀 수, 현재 앓고 있는 만성 질환, 우울 등을 선정하였다.

    양육 특성 중 우울은 Sheikh & Yesavage[8]의노인 우울척도(Short form Geriatric Depression Scale GDS)를 Cho et al.[18]이 타당성 연구를 거 친 15문항의 표준화된 한국판 노인 우울척도(Short form of Geriatric Depression Scale: KGDS)를 저 자의 허락을 받고 사용하였다. ‘예’, ‘아니오’의 이 분형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정도가 높음을 의미하며, 총점의 범위는 0~15점으로, 0~5점 이하 는 정상, 5~10점 이하는 경증 우울, 10~15점은 중 증 우울로 구분하였다. Sheikh & Yesavage[8]의 Short form Geriatric Depression Scale: GDS 도구 의 Cronbach`s α=.95이었으며, Cho et al.[15]의 연구에서 Cronbach`s α=.88, 본 연구에서의 Cronbach`s α=.78 이었다.

    2)자아분화

    Bowen의 가족체계이론(Kerr & Bowen, 1988)및 DSI-R(Differentiation of Self Inventory -Revised: Skowron & Schmitt, 2003)을 토대로 Jung & Jo[16]가 개발한 5개 하위요인으로 구성된 38 문항의 한국어판 자아분화척도를 개발자의 허 락을 받고 사용하였다. 5개 하위요인은 심리내적 차원을 나타내는 자기입장(8문항)과 정서적 반응(9 문항), 대인 관계적 차원을 나타내는 정서적 단절 (5문항)과 타인과의 통합(7문항) 및 심리내적 차원 과 대인 관계적 차원을 통합한 정서적 융합(9문항) 이다. 정서적 융합은 가족 중심적 집단주의 문화를 나타내는 한국인 고유의 특성이 반영되어 있는 하 위요인으로, 개인의 자존감이나 정서체계가 타인이 나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 깊은 영향을 받는다는 문항들이다. 각 문항의 응답범주는 전혀 그렇지 않 다 0점에서, 매우 그렇다 5점까지 Likert식 6점 척 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총 자아분화 수준은 높으 며, 심리내적 차원의 하위요인인 ‘자기입장’ 이외에 는 모두 역산하도록 되어 있어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영역의 자아분화 하위요인이 높음을 의미한다. Jung & Jo[16]의 한국어판 자아분화 척도의 Cronbach`s α=.84, 본 연구에서의 Cronbach`s α=.81 이었다.

    4.자료 분석 방법

    수집된 자료는 IBM SPSS Statistics 21을 이용하여 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성, 양육특성, 자아분화의상태는 빈도 및 백분율, 평균과 표준 편차 등의 기술 통계로 분석하였다.

    5.연구의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P 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에 연구에대한 승인(PNU IRB/2014-03-HR)을 받은 후 진행 하였다. 대상자의 윤리적 측면을 고려하여, 연구자 와 연구보조자가 대상자에게 연구의 목적 및 필요 성,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설문지를 작 성하는 동안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철회 가능함 과 개인정보의 비밀보장 등을 포함하는 연구 참여 동의서를 받은 후 면담을 시행하였다. 설문지 작성 에 든 시간은 15~20분이었으며, 대상자들이 노인 인 점을 고려하여, 피로감을 유발하지 않도록 주의하였다. 특히, 자가 보고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연구자나 연구 보조자가 설문을 읽어주고 응답의 내용을 작성하였으며, 설문참여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소정의 답례품을 제공하였다.

    Ⅲ.연구결과

    1.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은 <Table 1>과 같다.평균나이는 75.3세로, 70대가 60.8%로 가장 많았다. 교육수준은 무학이 47.5%, 초등학교 졸업 35.8%로, 83.3%가 초등학교 졸업 이하이었다. 종교는 불교가 45%, 기독교 25.8%로, 종교가 있는 경우가 79%로 나타났다. 결혼 상태는 사별의 경우가 68.3%, 이혼 4.2%, 기타 3.3%로, 75.8%가 배우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이 없는 경우가 95.8%였고, 월수입은 30만 원 이상 50만 원 미만이 41.7%, 30만원 미만이 27.5%로, 69.2%가 50만 원 미만이었다.

    2.대상자의 양육 특성

    대상자의 양육 특성은 <Table 2>와 같다. 손자녀를 양육하는 사유에 대하여는 자녀의 이혼과 가 출이 65.8%로 가장 많았고, 자녀의 사망이 21.7%, 자녀의 질병이 10.0%로 나타났다. 손자녀를 양육한 기간은 10년 이상이 64.2%로 가장 많았고, 5년~9년 미만이 26.7%인 것으로 나타났다. 손자녀 수는 1명 이 52.5%로 가장 많았고, 2명이 40.0%, 3명 이상이 7.5%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자들은 평균 2.46개 의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관절염이 34.9%, 고혈압 29.4%, 당뇨 13.0% 순으로 나타났다. 우울은 평균 9.08점으로 경증 46.8%, 중증 41.4%로, 대상자의 88.2%가 경증 이상의 우울 상태이었다.

    3.대상자의 자아분화 상태

    대상자의 자아분화상태는 <Table 3>과 같다. 대상자들의 자아분화 총 평균평점은 2.52±0.51점이었 다. 하위요인에서 ‘자기 입장’은 평균평점 2.87±0.88점, ‘정서적 반응’은 평균평점 2.80±0.80점 으로 5개의 하위요인 중 높았다. ‘정서적 단절’은 평균평점 2.58±0.84점, ‘타인과 통합’은 평균평점 2.49±0.78점으로 보통이었으며, ‘정서적 융합’은 평 균평점 1.89±0.80점으로 하위요인 중 가장 낮았다. 하위요인별 문항을 알아보면 ‘자기 입장’ 8문항은 모두 총 평균평점보다 높았고, ‘정서적 반응’은 9문 항 중 “나는 감정이 격해졌을 때는 제대로 생각하 기 어렵다”(2.08±1.48점)는 1문항을 제외한 8문항은 모두 높았다. ‘정서적 단절’은 5문항 중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이 나를 너무 구속하지 않으면 우리 관계는 더 좋아질 것 같다”(2.22±1.46점), “가족이 나 가까운 사람이 이해하지 못할까 봐 내 속마음 을 솔직히 드러내지 못한다”(2.24±1.43점), “가족이 나 가까운 사람이 함께 있을 때, 때로 나는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막힐 것 같은 때가 있 다”(2.32±1.63점)의 3문항의 점수가 평균 이하로 나 타났다. ‘타인과 통합’은 7문항 중 “내 의견이 배우 자나 주위 사람과 비슷해야 안심이 된 다”(2.18±1.30점), “나는 뭔가 결정을 내릴 때 다른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 된 다”(2.23±1.41점), “내 자존심은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2.24±1.40점) “큰일을 시작할 때 나는 주변 사람의 많은 격려를 받아야 안심이 된다”(2.27±1.37점), “나는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줄 사람이 옆에 없으면 종종 확신이 안 선다”(2.32±1.44점)의 5문항이 평균평점 이하로 나타났다. ‘정서적 융합’의 하위요인별 9문항은 모두 평균평점 이하로 나타났다.

    4.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자아분화의 차이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자아분화의 차이는 <Table 4>와 같다. 나이에 따라 ‘정서적 반 응’(F=3.652, p=0.029)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후검정 결과 80세 이상 그룹이 70~79세 그룹보다 ‘정서적 반응’의 자아분화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다.

    5.대상자의 양육 특성에 따른 자아분화의 차이

    대상자의 양육 특성에 따른 자아분화의 차이는<Table 5>와 같다. 우울 수준에 따른 전체 자아분 화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4.387, p=0.015). 사후검정 결과 정상 그룹이 중 증 우울 그룹보다 자아분화점수가 유의하게 높았 다. 자아분화 하위요인의 평균차이에서 우울 수준 에 따른 ‘정서적 반응’(F=3.315, p=0.040)과 ‘정서적 융합’(F=4.294, p=0.016)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후검정 결과 정상그룹이 중증 우울 그룹보다 ‘정서적 반응’과 ‘정서적 융합’의 자아분화점수가 유의하게 높았다.

    Ⅳ.고찰 및 결론

    본 연구는 손자녀의 주된 양육자인 조손가정 조모의 일반적 특성과 양육 특성, 자아분화상태를 파악하여, 조손가정의 기능 강화를 위한 간호중재 방법으로서. 조모의 자아분화 향상프로그램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수행되었다.

    대상자들의 평균연령은 75.8세였으며, 월수입은68%가 50만 원 이하이었다. 이는 2010년 조손가정 실태조사[1]에서 조모의 평균연령이 72.5세, 평균 월수입이 59만 1,000원이었던 것에 비해 나이가 많 은 반면, 월수입은 적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5년 4인 가족 기준 최저생계비가 1,668,329원인점을 고려한다면, 연구대상 조손가정은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상자들의 65.8%가 “성인 자녀의 이혼” 때문에손자녀를 양육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는데, 이는 2010년 조손가정 실태조사[1]에서 53.2%가, 2011년 경기도 Ⅰ⋅Ⅲ세대 가정 실태 조사에서는 63.2%가 ‘친부모 이혼이나 재혼’으로 나타난 것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대상자들은 과반수가 10년 이상 손 자녀를 돌보고 있었는데, Yang[18]의 연구에서 6년 이상, Choi[19]의 연구에서 평균 8.3년보다 손자녀 의 양육 기간이 장기화한 것이었다. 대상자들은 모 두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평균 만성질환의 수 는 2.46개였다. 이는 2010년 조손가정 실태조사에 서는 조부모 52.7%가, 2011년 경기도 Ⅰ⋅Ⅲ세대 가정실태 조사에서는 조모의 49.7%가 만성질환을 하나 이상 갖고 있다는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월등 히 높은 수치로, 대상자들의 만성질환에 따른 건강 상태 불량이 손자녀의 양육이나 일상적인 생활 등에 지장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을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우울 평균점수는 9.08점으로 경증 우울 46.8%,중증 우울 41.4%로, 대상자의 88%가 우울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통계청 조사 결과, 우리나라 노인의 우울 평균점수가 5.3점, 일 지역 취약계층의 여성노인의 우울 평균점수 6.2점보다 [19] 높은 것이었다. Choi[20]는 우리나라 조부모들 의 신체적·정서적 건강 수준이 손자녀 양육을 감 당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서 우울증으로 이어진 다고 보고하였고, Kelly & Whitley[13]는 미국의 조손가정 조부모들은 일반 조부모보다 두 배 이상 의 우울을 겪고 있다고 한다. 미국 조손가정 조모 들의 우울에 관한 종단연구[14]에서도 건강이 좋지 않은 조손가정 조모들은 고위험 우울의 ‘숨은 환자’이므로, 이들에 대한 사회적 지지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자들은 모두 고령으로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함은 물론, 최저생계비의 수입도 없는 경제적 어려움도 함께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손자녀를 양육하면서 타인과의 정서적 유대관계 또한 없는 실태였다. 이러한 다양한 요인[22][23]이 우울에 더욱 복합적으로 작용하므로, 조손가정 조모들의 우울에 대한 사회적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대상자들의 총 자아분화 점수는 6점 만점에2.52±0.51점으로, 55세 이상 은퇴한 노인을 대상으 로 자아분화수준을 측정한 선행 연구[25]에서 5점 만점에 2.14±0.45점이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는 Bowen[9]이 제시한 수직 연속선상 범주로 보 았을 때 보통 수준의 자아분화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자아분화수준이 보통인 사람은 스트레스가 생겨도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을 만큼 사고와 자의 식이 발달하여있어, 자율적이고 독립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며, 다른 사람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지 만 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일시적 융합을 보인 다[9]. 그러므로 조모가 손자녀를 양육하면서 겪게 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융합을 보일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조모들의 자아분화 하위변인별 차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기 입장에 대한 점수가 2.87±0.88점 으로 5가지 하위요인 중 가장 높았다. ‘자기 입장’ 이란, 자신의 고유한 생각과 느낌, 신념 등을 명확 하게 표현하고 행동하는 정도를 의미하는데[9], 현 재 한국사회의 조손가정 조모들은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생계를 해결하였기 때문에 자립심이 강하 며[23], 이러한 자립심은 조손가정에로의 적응과정에서 조모들의 심리 내적인 강점으로 작용하여 자기 입장이 강화된 것으로 생각된다.

    정서적 반응에 대한 점수가 2.80±0.80점으로 그다음으로 높았다. ‘정서적 반응’이란 이성이 아닌 정서나 감정에 압도되어 반응하는 정도를 의미한 다[9]. 조모들은 손자녀 양육 책임을 겪는 초기에 는 아이를 떠맡게 된 절망의 과정에 감정에 압도 되어 반응하지만, 양육 기간이 장기화함에 따라 손 자녀와 공존단계로 들어가면서 점차 손자녀 양육 을 자신의 책임으로[24] 받아들인다. 따라서 대상 자의 64%가 10년 이상 손자녀를 양육하면서, 손자 녀 양육을 자신의 책임으로 수용하여 조모들이 감 정에 압도되어 반응하는 정서적 반응의 정도가 낮아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78%의 조모들이 종교 를 가진 상태이므로 종교에 의지하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기 때문에[26] 정서적 반응의 자아분화 점수가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정서적 단절의 점수는 2.58±0.84점이었다. ‘정서적 단절’이란, 타인과의 관계에서 거리를 두려고 하는 행동을 의미하는데[9], 조모들은 노년기에 양 육을 다시 맡게 되면서 친구, 이웃들과의 교류시간 이 감소함으로 인해 느끼는 정서적 고립감과 남들 과 다른 가정이란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스스로 사회적 관계망을 단절시키는 경향이 있다[7]. 그러 나 대상자들은 보건소 방문 가구로 등록되어 있어 주기적인 방문간호사의 간호 및 종교단체, 지역사회 서비스 등 사회적 관계망과의 소통의 결과, 정서적 단절의 점수가 5가지 하위요인 중 중간 정도의 수준인 것으로 생각된다.

    타인과 통합의 점수는 2.49±0.78점이었다. ‘타인과 통합’이란, 타인과 정서적 관계에 개입된 정도로서 관계 속에서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책임 감을 과하게 느끼는 모습을 의미한다[9]. 우리나라 조손가정 조모들은 손자녀 양육을 수용함에 따라 손자녀와 통합되어, 손자녀의 삶을 자기 삶의 연장 으로 여기며 손자녀만 바라보는 삶을 살게 된다 [24]. 그러나 대상자들의 강한 자립심과 높은 자기 입장의 자아분화 수준의 영향으로 조모 자기 삶을 다소 분리하게 됨으로써, 타인과 통합에 대한 점수가 5가지 하위요인 중 중간 정도의 수준인 것으로 생각된다.

    정서적 융합은 평균 1.89±0.80점으로 5가지 자아분화 하위요인 중 가장 낮았다. 특히 ‘나는 누군 가에게 무시당하면 자존심이 상한다’는 문항의 점 수는 1.31±1.24점, ‘만나는 대부분 사람에게 인정받 고 싶어 한다’라는 문항은 1.26±0.95점으로 매우 낮았다. ‘정서적 융합’이란, 개인의 자존감이나 정 서가 타인이나 타인과의 관계에 영향을 받는 정도 를 의미한다[9]. 한국 조손가정의 조모는 ‘부모가 없어서 어떠하다’라는 타인의 반응이 두려워 손자 녀들의 말과 행동을 지나치게 조심시키고 엄하게 야단치는 등 자신의 가족이 타인에게 어떻게 비추 어지는가를 과도하게 의식한다고 하는데[24], 이는 한국사회 특유의 집단주의적 문화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대상자들도 이처럼 강한 정서적 융합 상태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반적 특성에 따른 자아분화 하위요인 간 차이에서, 80세 이상의 대상자들이 70대 대상자들보다 ‘정서적 반응’의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다. 이는 손 자녀 양육이 장기화면서 양육을 자신의 책임으로 수용하여[23], 조모들이 감정에 압도되지 않으면서 생활함으로 인해 정서적 반응의 정도가 낮아진 것 으로 생각한다. 양육 특성에 따른 자아분화 하위요 인 간 차이에서, 우울 수준이 심해질수록 정서적 반응과 정서적 융합의 자아분화가 낮았다. 이는 자 아분화수준이 높을수록 역기능적 행동과 우울 증상이 낮아진다는 선행연구[11]와 맥을 같이한다. 조모들에게, 손자녀의 양육자로서 해야 할 역할은 생애 단계에 어긋난 역할(time-disordered role)로 서 불안, 우울과 같은 여러 가지 심리적 부적응을 초래한다[21]. 대상자들도 우울 수준이 심해짐에 따라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고, 타인이나 이웃의 관계에도 영향을 많이 받음으로 인하여 정서적 반응과 정서적 융합의 자아분화 수준이 낮아진 것으로 생각된다.

    이상과 같은 연구결과에 의해, 조손가정 조모들의 우울 수준이 심해짐에 따라 낮은 수준의 정서 적 반응과 정서적 융합의 자아분화 하위요인은 손 자녀 양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 다. 따라서 손자녀 양육 초기의 조손가정 조모들에 게 우울을 감소시키며, 정서적 반응과 정서적 융합 을 높일 수 있는 자아분화 향상 프로그램의 개발 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조손가정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하여 조모의 자아 분화 상태를 향상 시킬 수 있는 자아분화 향상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 조손가정 연구에서 양육자로서 조모 개인의 정서적 측면을 고려한 조모들 의 자아분화에 대한 연구가 없어 비교 자료가 부 족하였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고령의 조모들을 대상으로 자아분화에 대한 자기 보고식 측정에 의 한 양적 연구뿐만 아니라 심층적 측정을 통한 질적 연구와 나아가 자아분화가 가족관계의 상호작용의 결과라는 점에서 성인 자녀와 손자녀가 포함 된 관계 변인들을 고려한 후속연구들을 제언한다.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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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udy model

    Table

    General Characteristics of the Custodial Grandmothers (N=120)

    Caregiving Characteristics of the Custodial Grandmothers (N=120)

    * Multiple response

    Descriptive Statistics of Differentiation, Its Subscales (N=120)

    Difference in Differentiation According to the General Characteristics (N=120)

    Difference in Differentiation According to Caregiving Characteristics (N=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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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ril 10, 2015
    July 9, 2015
    July 3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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