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서론
1.연구의 필요성
인간은 누구나 출생 후 성장하며 사망하게 된 다. 태어남과 동시에 죽는다는 것은 모든 인간이 경험해야 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죽음은 개별 인간에게 일어나는 고유한 사건이자 타인이 대신 할 수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건이다. 따라서 삶 이 존엄한 것처럼 죽음 또한 존엄하다. 그러므로 죽음의 존엄성에 대한 고민은 현재의 삶의 모습과 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생의 마지막 순간까 지 이어진다[1].
이처럼 죽음의 존엄성과 보편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인간은 죽음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회피 하려고 한다[2]. 긍정적인 미래를 상상하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만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는 시간을 들여 고민하지 않는다. 가족과 친구의 갑작스러운 사망 같은 중대한 사건에 직면하지 않 는 한 죽음을 고민하는 기회는 많지 않다. 대중매 체에서도 현재를 잘 사는 것(well being<Table 1> 에 대한 이야기는 자주 다루어지는 반면, 잘 죽는 것에 대한 언급은 미미하다. 이는 죽음이 각자에게 먼 미래의 모습으로 간주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 로도 죽음에 대한 대화나 논의를 터부시하는 문화 와 맞물려서 나타난 현상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고 죽음 문화의 부 재에 관한 문제 인식이 확산되면서 인문학, 사회 학, 간호학, 사회복지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 ‘좋은 죽음’을 논의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 다. 인문학은 죽음의 본질을 논의하고[3][4], 간호학 에서는 좋은 죽음의 준비과정으로서 호스피스완화 케어에 집중하며, 사회복지학에서는 사회복지의 궁 극적 목적으로서 잘 사는 것이 곧 좋은 죽음과 하 나라는 접근을 하고 있다[5]. 이러한 연구들은 공 통적으로 행복과 죽음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 행복 한 삶의 끝에 행복한 죽음이 있음을 보여준다[6]. 즉, 사람들은 ‘잘 살기’위해 후회와 미련이 남지 않 도록 최선을 다해 살고자 하는 심리적 안녕, 건강 을 잘 관리하려는 신체적 안녕,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고자 하는 정서적 안녕들은 결국 잘 죽기 위한 노력과 다름없다.
실제로 한국인에게 좋은 죽음이란 자연사, 70세 이후의 임종, 내가 원하는 임종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것, 빨리 죽는 것(dying suddenly), 가족과의 좋은 관계 유지[7][8] 등을 의미한다. 이는 영국 생 애말기 돌봄전략 연구소에서 제시하고 있는 좋은 죽음의 요소인 고통 없이, 익숙한 환경에서, 존엄 과 존경을 유지한 채, 가족·친구와 함께 임종을 맞 이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2015년 죽음의 질 지 수 1위를 기록한 영국의 경우 2000년대 초반부터 생애말기 돌봄 전략을 작성하고 호스피스 완화케 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죽음의 질을 높이기 위 한 사회적 활동들이 비교적 미약하다. 대표적인 제 도로서 호스피스 서비스가 있지만 이용률은 전체 말기 암환자의13.8%에 불과 하고[9], 비암성 환자 들은 호스피스 서비스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 낮은 상태이다. 실질적으로 많은 암환자와 만성질환자들 이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 안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호스피스 서비스는 접근용이성도 낮은 편이다. 익숙한 환경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 이 좋은 죽음의 구성요소라고 볼 때, 호스피스 서 비스 또한 익숙한 환경에서 제공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이 아닌 낯선 병실에 서 죽음을 맞이하며, 그 중 일부만 호스피스 서비 스의 혜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최근 가 정 호스피스에 대한 시범사업이 시행되고[10], 2018년 2월부터는 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웰다잉법)이 시 행되면서 좋은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기반이 마 련되기 시작하였다.
지금까지 좋은 죽음에 대한 인식 및 호스피스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를 조사한 연구는 주로 병원 에 입원한 암환자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으며, 죽음 의 보편성에도 불구하고 호스피스 서비스에 진입 하지 못하는 대다수의 시민을 대상으로 조사된 연 구는 거의 없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일반시민을 대 상으로 좋은 죽음에 대한 인식 및 호스피스 요구 도를 파악하는 것은 지역사회 기반 호스피스 서비 스 제공 전략을 위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의를 가진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부산 시민이 인식하는 ‘좋은 죽음’의 의미를 탐색 하고, 호스피스 서비스 에 대한 인식 및 방문형 호스피스 요구도를 파악 하는 것이다. 또한, 연령에 따른 좋은 죽음 인식 및 호스피스 요구도 차이를 규명함으로써 연령별 서비스 제공 전략을 위한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이에 따른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산시민의 좋은 죽음에 대한 인식은 어 떠한가?
둘째, 부산시민의 호스피스에 대한 인식은 어떠 한가?
셋째, 부산시민의 방문형 호스피스에 대한 요구 도는 어떠한가?
넷째, 부산시민의 좋은 죽음 인식, 호스피스 인 식, 방문형 호스피스 요구도는 연령별로 차이가 있 는가?
II.연구방법
1.연구설계
본 연구는 부산광역시민의 좋은 죽음 및 호스피 스에 관한 인식을 파악하기 위한 기술적·탐색적 조사이다.
2.연구대상 및 자료수집방법
본 연구는 부산광역시에 거주하는 시민을 모집 단으로 설정하고, 행정자치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 를 기준으로 만 20세부터 만 79세에 해당하는 부 산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성별, 연령별로 비례 층화표집을 실시하였다. 이 중 인터넷 접근이 용이 한 만 20세부터 만 59세까지는 온라인 조사를 진 행하였으며, 만 60세부터 만 79세까지는 일대일 면 접조사를 진행하였다. 현재 호스피스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경우는 연구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자료 수집은 2015년 9월 한 달 간 이루어졌다.
3.연구 참여자에 대한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부산가톨릭대학교 생명윤리심의의원 회의 승인(CUPIRB-2015-038)을 받았다. 연구 참여 자들에게는 응답한 내용이 연구 이외의 목적으로 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지하고 자발적인 참 여를 위해 개인정보의 비밀 유지 및 익명성 보장 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동의 절차를 거쳐 자료를 수집하였다.
4.연구도구 및 자료 분석
연구도구는 응답자의 일반적 특성 및 의료적 특 성 12문항, 좋은 죽음에 대한 인식 4문항, 호스피 스 서비스에 대한 인식 8문항, 호스피스 이용의향 3문항, 방문형 호스피스 요구도 5문항 등으로 구성 되었다. 문항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015년 실시 한 전국조사[11]의 설문문항을 토대로 작성되었으 며 연구목적에 맞게 수정하여 사용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SPSS 통계패키지 22.0 프로그램 을 사용하여 기술통계를 통해 빈도, 백분율, 평균 을 보았고, 연령대별 차이는 카이제곱 검정을 실시 하였다.
III.연구결과
1.인구사회학적 특성
본 연구의 대상자는 부산 시민 1,000명이며 전 체응답자의 나이의 평균은 46.9세이다. 남성 49.4%, 여성 50.6%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Table 2>. 연 령별 구성은 20대가 16.2%, 30대가 17.8%, 40대가 20.5%, 50대가 22.3%, 60대가 14.7%, 70대가 8.5% 였다. 교육수준별로는 초등학교 졸업이 9.3%, 중학 교 졸업 7.3%, 고등학교 졸업 23.3%, 전문대학 졸 업 10.9%, 대학교 졸업 43.2%, 대학원 졸업이 6.0% 였다. 응답자의 혼인상태는 기혼 62.8%, 이혼 1.3%, 사별 5.1%, 미혼이 30.7%이다. 종교는 불교 30.0%, 천주교 6.3%, 개신교 13.2%, 무교 50.0%로 종교가 없는 사람이 가장 많았다. 종교가 일상에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문항은 전혀없다 28.1%, 거 의없다 22.3%, 보통이다 26.3%, 약간 있다 15.4%, 매우 많다 7.9%이다. 가정의 월수입은 200만원 미 만이 25.8%, 200-400만원이 35.2%, 400-600만원이 25.9%, 600-800만원이 10.4%, 1,000만원 이상이 2.7%였다.
응답자의 의료적 특성을 살펴보면, 의료보장 형 태는 건강보험 가입자가 91.3%, 의료급여 수급자가 8.6%였다. 자신이 건강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82%이며 건강하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은 12.5%였다. 현재 질병을 가지고 있는 응답자는 77.7%, 질병이 없는 응답자는 22.3%였다.
2.좋은 죽음에 대한 인식
좋은 죽음에 대한 부산시민의 인식을 묻는 문항 은 죽음의 형태, 시기, 장소 및 임종기 기간 등 네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Table 3>.
부산시민이 생각하는 좋은 죽음은 ‘나이가 들어 서 자연스럽게 사망하는 것(95.1%)’, ‘사고로 사망 하는 것(1.8%)’, ‘질병으로 사망하는 것(1.7%)’이며 연령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 다.
좋은 죽음의 시기에 대한 부산시민들은 ‘80-89 세(49.4%)’, ‘70-79세(25.6%)’, ‘90세 이후(19.9%)’의 순으로 응답하였다. 60대 이상 고령자의 65.5%가 좋은 죽음의 시기로 80-89세를 선택한 반면, 20대 와 30대, 40대와 50대는 각각 40.9%와 47.4%로 나 타나 큰 차이를 보였다.
좋은 죽음을 맞이하는 장소로는 ‘집(59.8%)’, ‘병 원(15.4%)’, ‘호스피스 시설(15.4%)’, 요양시설(6.2%) 순으로 선호되었다. 모든 연령대에서 ‘집’이라고 응 답한 사람이 가장 많지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병원 이나 요양시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 다. 또한 호스피스시설에 대한 선호도는 40-50대가 23.8%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죽음을 위한 적절한 임종 기간은 ‘1개월 미만(41.2%)’, ‘1~6개월 미만(21.8%)’, ‘예고 없이 갑 자기 사망하는 것(18.3%)’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에 따라 적절한 임종 기간에 대한 인식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여준다(χ2=131.476, p<.001). 60 대 이상은 다른 연령에 비해 1개월 미만 혹은 갑 작스런 죽음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52.1%와 21.7%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3.호스피스 인식
부산 시민의 호스피스 인식과 관련한 내용은 호 스피스에 대한 인식,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의 향, 호스피스 서비스 인프라에 관한 의견 등으로 구성되며 <Table 4>와 같다.
먼저, 호스피스에 대한 인식 수준은 전혀 모른 다 14.3%, 잘 모른다 34.1%, 어느 정도 알고 있다 44.7%, 매우 잘 알고 있다 6.9%로 나타났다. 연령 별로도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χ2=187.517, p=.000), 40~50대에서 호스피스를 안 다고 응답한 비율(68.1%)이 다른 집단에 비해 월등 하게 높다. 호스피스의 개념을 묻는 질문에는 ‘치 료가 불가능한 말기 환자들의 생명을 연장시켜주 는 것’ 9.1%, ‘남은 생을 끝까지 충만하게 살고 편 안한 죽음을 맞도록 하는 것’ 78.4%, ‘죽음을 극복 하고자 하는 끝없는 노력’ 4.3%, ‘전혀 모르겠다’ 8.2%의 응답을 보였다. 연령별로는 60~70대 집단 에서 ‘전혀 모르겠다(16.7%)’는 응답과 ‘생명을 연 장시켜주는 것(20.8%)’이라는 응답의 비율이 다른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χ2=110.653, p=.000). 호스피스의 필요성에 대한 응답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 1.0%, ‘필요하지 않다’ 6.4%, ‘필요하다’ 70.2%, ‘반드시 필요하다’ 19.6%, ‘잘 모르겠다’ 2.8%였다. 40~50대는 필요하다 혹은 반드시 필요 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92.6%에 이르며 다른 연령 대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χ2=42.388, p=.000).
다음으로 호스피스 서비스 이용의향과 관련한 질문을 살펴보면, 호스피스 서비스 이용을 원한다 (82.5%)는 답변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연령별로 차이가 있었다(χ2=66.417, p=.000). 호스피스 서비 스를 원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은 40~50대로 87.9%로 나타났다. 호스피스 서비스를 원하는 이유를 다중응답 분석한 결과 ‘가족에게 심 리적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23.2%, ‘가족이나 의 미 있는 사람과 함께 있으려고’ 13.4%, ‘삶을 잘 마무리하려고’ 28.0%, ‘가족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 이기 위해’ 12.8%, ‘통증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어서’ 12.4%, ‘무의미한 생명연장치료를 중단하고 싶어서’ 10.3%였다. 호스피스를 받을 의향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 다중응답 분석 결과, ‘비용이 부담 될 것 같아서’ 44.7%,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어서’ 8.4%,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18.1%, ‘호스피스 도 움 없이 죽음을 잘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26.2%, ‘기타’ 2.5%였다.
부산시민이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 장소에 대한 다중응답분석 결과, 2,3차 병원 21.7%, 동네의원 12.0%, 전문요양시설 48.6%, 가정 23.9%, 호스피스전문기관 60.9%, 보건소 8.5%로 나타났다. 호스피스전문병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87.4%였다. 60~70대는 다른 연령 집단에 비해 불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14.6%)이 상대적으로 높았 다(χ2=26.225, p=.001). 우리나라 현실에서 적합한 호스피스 형태로는 호스피스만 하는 동네의원 14.3%, 보건소의 가정방문을 통해 호스피스를 제공 하는 유형 13.2%, 종합병원 내에 있는 호스피스를 제공하는 병동의 유형 37.5%, 노인요양병원이나 시 설에서 호스피스가 이루어지는 유형 34.8%의 응답 이 나타났다. 60~70대는 호스피스만 하는 동네의 원을 선호하는 비율(20.8%)이 다른 연령에 비해 상 대적으로 높은 반면, 20~30대는 노인요양병원이나 시설에서 호스피스가 이루어지는 유형에 대한 응 답비율(28.2%)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χ2=26.351, p=.001). 호스피스 서비스 제공자로서 선 호하는 전문 인력에 대해서 다중응답분석 결과 의 사 19.0%, 간호사 28.9%, 사회복지사 20.5%, 종교 인 10.4%, 자원봉사자 20.5%로 나타났다. 지역사회 의 생애말기에 필요한 서비스에 대해서는 의료지 원서비스가 전체응답의 21%, 영적지원서비스가 7.4%, 가족지원서비스가 14.6%, 죽음준비를 위한교 육이 15.7%, 경제적·사회적 서비스가 19.1%, 심리 적·정서적 서비스가 22.1%의 비율로 나타났다.
4.방문형 호스피스 서비스 요구도
부산시민의 방문형 호스피스 인지도 분석 결과 <Table 5>, 잘 알고 있다는 응답자가 48.4%, 어느 정도 알고 있다 38.1%, 들어봤지만 잘 모른다 12.6%, 전혀 모른다 0.6%를 차지하였다. 방문형 호 스피스 서비스의 이용의향을 살펴보면,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견은 24.3%, 이용할 것이라는 의견은 66.3%였다. 60~70대는 다른 연령에 비해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40.4%),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χ2=74.604, p=.000). 방문형 호스피스를 이용할 의향 이 없는 이유에 대한 다중응답분석 결과, 가족이 불편할 것 같아서 16.2%, 병원보다 질이 낮은 서비 스를 받을 것 같아서 13.4%, 비용적으로 부담이 될 것 같아서 22.0%, 집에 돌볼 사람이 없어서 11.2% 를 차지하였다. 방문형 호스피스 서비스 기관으로 적절한 형태를 묻는 질문에, 집 근처 가까운 의원 31.9%, 보건소가 33.3%, 종합병원 34.8%를 차지해 비슷한 분포를 보였지만, 연령별로는 유의미한 차 이를 나타냈다(χ2=35.609, p=.000). 20~30대는 일반 병원을(41.5%), 40~50대는 보건소를(42.1%), 60~70 대는 집 근처 의원(38.8%)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문형 호스피스를 제공하는 적절한 인 력에 대한 다중응답분석 결과 의사 15.7%, 간호사 29.1%, 간호조무사 13.8%, 사회복지사 21.2%, 자원 봉사자 19.8%로 제시되었다.
IV.고찰
지금까지 좋은 죽음 및 호스피스 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연구는 주로 호스피스관계자(보건인 력, 정책인력)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었고 [12][13][14][15], 잠재적 서비스 대상자인 일반시민 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부족하였다[5][16]. 이 를 보완하기 위해, 본 연구는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부산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좋은 죽음 및 호스피스에 대한 인식과 서비스 요구도를 파악하 고, 연령별 차이를 규명하여 이에 따른 호스피스 서비스 제공 모델 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실시되었다. 본 연구의 주요 분석 결과를 중심으로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부산시민이 생각하는 좋은 죽음과 현실의 사망 형태 간에는 차이가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부산시민이 생각하 는 좋은 죽음은 나이가 들어서 자연스럽게 80세-89 세 사이에 1개월 미만의 임종기를 가지고 집에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이러한 결과 는 Kim & Lee[8], Kim et al.[6]의 연구에서 좋은 죽음의 요소로서 공통적으로 제시되는 통증 없는 죽음, 가족과 타인에게 부담되지 않는 삶, 자식들 의 무탈, 본인 및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 는 죽음 등과 유사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좋은 죽음의 요소 중 현실적으로 제어 가능한 사망 장 소의 경우 현실과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5년 사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사망자의 74.7% 가 의료기관에서 사망하였으며 주택은 15.6%에 불 과하였다. 또한 2015년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가 발표한 세계 죽음의 질 지수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18위에 머물러 좋은 죽음을 위한 정책적 접근의 필요성이 제기하였다.
둘째, 호스피스 서비스가 지역사회로 확대되어 야 한다. 필요한 경우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겠다는 응답자는 전체 조사 대상의 82.5%로 서비스 욕구 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Table 4>. 그러나 2016년 현재 부산지역의 호스피스 병상은 총 87병상에 불 과하여 서비스 이용의향에 비해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한편, 부산 시민이 생각하는 좋은 죽음 을 맞이하는 장소는 가정(59.8%), 호스피스시설 (17.3%), 병원(15.4%), 요양시설(6.2%) 순으로 나타 났는데, 이는 호스피스 서비스가 병원을 벗어나 가 정이나 기타 지역사회 내에서 임종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재편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따 라서 호스피스 서비스가 부산시민의 좋은 죽음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병 원뿐만 아니라 가정, 지역사회의 보건소 및 방문형 호스피스 등의 다양한 서비스 제공형태가 요구된 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지역사회와 연계 된 가정 호스피스와 해당 병원 기관 등 연계 및 의뢰체계를 담당할 수 있는 재가복지와 연계된 서 비스가 필요하다는 Kim[23]의 연구 내용과도 일치 한다.
셋째, 고령일수록 방문형 호스피스 제도가 필요 하다. 최근 가정 호스피스 제도가 시작되기는 하였 지만 방문형 호스피스 제도는 아직 시작단계에 불 과하다. 부산시민의 방문형 호스피스 서비스에 대 한 인지도는 86.5%로 높은 편이지만 이용의향은 66.3%로 나타났다. 방문형 호스피스 서비스를 이용 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60~70 대이며 주요한 이유로 가족의 부담과 경제적 부담 을 꼽았다. 하지만, 다른 연령에 비해 방문호스피 스를 위한 적절한 기관으로 집 근처 의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는데 이는 이동성 및 접근성의 문제 로 종합병원 등을 이용하기가 불편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Table 5>. 또한, 호스피스 서비스 제공 주체로서 적절한 기관을 묻는 질문에 호스피스서 비스를 하는 지역 의원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다른 연령에 비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Table 4>. 결국, 가족부담과 경제적 부담의 문제가 해소된다면 고 령자일수록 집과 가까운 곳에서 호스피스 서비스 를 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고, 이는 곧 삶의 질, 좋은 죽음과도 연결될 수 있다[24].
넷째, 40~50대 연령층의 호스피스 서비스 욕구 에 대한 대응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40~50대 부산 시민은 58.2%가 가정에서 사망하기를 희망하였으 며, 호스피스 시설에서 사망하기를 원하는 비율도 23.8%에 이르렀다<Table 3>. 호스피스 서비스에 대한 인식 및 필요성, 이용의향도 다른 연령대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며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 다<Table 4>. 방문형 호스피스 서비스 이용의향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으며, 방문형 호스피스 서 비스 제공기관으로 보건소에 대한 선호도가 눈에 띄게 높게 나타났다<Table 5>. 전체적으로 볼 때, 40~50대는 부모세대가 생애 말기에 있거나 이미 사망을 경험하였으며, 본인의 노후를 준비해야할 시기임을 감안할 때 이들의 서비스 욕구는 실질적 수요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러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호스피스 서비스 및 서비스 전달체계가 적절하게 구축되어 야 할 것이다.
다섯째, 호스피스 서비스는 의료지원 뿐만 아니 라 다양한 욕구에 대응하여야 한다. 부산 시민들의 호스피스 서비스 요구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호 스피스 서비스 부문에서 서비스 제공인력의 다양 성 및 전문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호스 피스는 말기 환자들을 위한 의료적 서비스의 필요 성이 높을 것이라고 인식되지만, 조사 결과에 따르 면 의료지원 서비스뿐만 아니라 심리적·정서적 서 비스(65.3%), 경제적·사회적서비스(56.4%), 죽음을 위한 준비교육 (46.4%), 가족지원서비스(43.1%), 영 적지원서비스(21.9%) 등 다양한 서비스 욕구가 있 음을 알 수 있었다<Table 4>. 특히, 심리정서적인 서비스와 더불어 경제사회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가 높고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인력으로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에 대한 요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호스피스 완화케어 를 전문으로 하는 간호사, 사회복지사를 양성하고, 전문 인력을 보조하는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양성 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여섯째, 좋은 죽음과 호스피스에 대한 교육·홍 보가 필요하다. 부산시민의 과반수 이상이 호스피 스 서비스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4>. 호스피스 서비스를 안다고 응답한 비 율은 51.6%로 이는 대국민 인식 조사[22]에서 나타 난 58.8%보다는 다소 낮은 수치이다. 또한, 호스피 스란 삶을 연장하기 위한 것(9.1%), 죽음을 극복하 고자 하는 끝없는 노력(4.3%), 잘 모르겠다는 경우 (8.2%) 등 호스피스에 대한 이해가 다소 부족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부산시민의 좋은 죽음 지원 및 호스피스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 기회가 제공될 필요가 있으며, 건강보험정책 연구원의 호스피스완화의료 활성화 방안[22]에서도 국민의 인식 개선을 위한 전략 개발의 필요성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60~70대 의 경우 호스피스 서비스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방향의 교육 및 홍보가 필요하며, 대부분의 영역에 서 요구도가 높게 나타난 40-50대와 미래세대인 20~30대의 경우 좋은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인 식 개선의 방향에서 홍보활동이 요구된다.
V.결론
본 연구는 부산 시민의 좋은 죽음 인식 및 호스 피스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를 분석하여 부산 시민 을 위한 호스피스 서비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기초연구이다. 본 연구를 통해 부산시민이 생각하 는 좋은 죽음이란 나이가 들어서 자연스럽게 80세 -89세 사이에 1개월 미만의 임종기를 가지고 집에 서 사망하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부 산시민의 과반수 이상이 호스피스에 대해서 알고 있었으며, 호스피스를 좋은 죽음을 위한 준비과정 으로 인식하고 호스피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스피스 서비스 이용의향 또한 높고 병원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간호사, 사 회복지사, 자원봉사자 등 다양한 인력으로부터 심 리적·정서적 지원, 사회경제적 지원, 영적 지원 등 을 받기를 원하고 있었다. 방문형 호스피스에 대해 서도 인지도 및 이용의향은 높은 편이었으며 일반 병원 뿐만 아니라 보건소, 집 근처 지역 의원 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받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60~70대에 비해 40~50대의 호스피스 인식 및 요구도가 높게 나타나 40~50대가 생애 말기에 접 어드는 시점에는 실질적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 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호스피스 서비스 가 병원에서 벗어나 지역사회로 확대되어야 하며, 고령일수록 방문형 호스피스 제도가 필요하고 40~50대 연령층은 호스피스 서비스 욕구가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 한다. 또한, 다양한 서비스 전달체계 및 인력 등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부산시민의 좋은 죽음을 위 한 홍보 및 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본 연구는 호스피스 서비스에 대한 부산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는 점에서는 일 지역 의 호스피스 서비스 모델 전략을 세우기 위한 기 초자료를 제공한다는 의의를 지닌다. 또한 연령별 차이를 알아봄으로써 연령별 대처전략을 세울 수 있는 시사점을 제공하였다. 하지만 호스피스 서비 스 요구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관한 다차원 적 분석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는 연구의 한계가 있 다. 따라서 후속연구로서 일 지역 시민의 호스피스 인식 및 요구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의 영향력 을 다차원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연구가 진행되어 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