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rona Virus Disease 19, COVID-19)는 발열과 기침을 동반하는 호흡기 감염성 질환으로 노약자나 기저질환자 뿐 아니라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쉽게 전파된다. 이에 세계 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국 제적으로 공중보건의 위험을 감지하여 2020년 1월 30일에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를 선포했다[1][2].
보건의료 종사자의 근무 환경은 평상시에도 다 양한 종류의 감염에 노출될 수 있어 타 직종에 비 해 직업적으로 감염 위험에 취약한 집단이며[3], 과중한 업무, 교대근무로 인한 만성적 피로, 다양 한 전문가 집단이 모인 조직 내의 관계적 갈등, 환 자를 대하는 어려움으로 보건의료인들이 겪는 정 신 사회적 위험요소는 다른 직업군에 비해 스트레 스가 많다[4][5]. 또한 병원 근로자 스스로가 느끼 는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들인 스트레 스, 교대 및 야간근무, 병원균에 오염된 공기, 환자 와의 접촉 감염, 과로가 있었고 그중 스트레스를 건강 장해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자각하고 있었다 [6]. 한편 COVID-19로 인해 의료계는 금전적, 비금 전적으로 손실이 있으며, 보건의료 종사자들에게는 감염에 대한 불안과 그에 따른 부담감을 느끼게 되는 여러 요인이 존재한다[7]. 이외에도 감염병 상황에서 보건의료 종사자들에게 스트레스에 영향 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할 것으로 추정된다.
감염병으로 인한 보건의료 종사자들의 심리적 스트레스에 관한 선행 연구에 따르면, 메르스 유행 이후 국내 의사들의 정신건강에 관한 연구에서는 26.6%가 우울 증상을 7.8%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 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고[8], 대만의 경우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SARS) 유행 시 환자 를 접촉한 부서에 근무한 간호사의 38.5%가 우울 증을, 37%는 불면증이 있었다[9]. 한편 현재 COVID-19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싱가포르와 인 도에서 치료에 참여한 5개 병원 보건의료 종사자 들에게서 5.3%는 우울증, 8.7%는 불안증세, 2.2%는 스트레스, 3.8%는 심리적 고통이 심각한 정도임을 나타냈다[10].
스트레스는 뇌의 변연계와 교감신경계에 밀접한 관계가 있어 면역 기능 장애, 기억력과 인지력의 결핍을 유발하고[11], 식욕 및 에너지 조절에 영향 을 미쳐 비만과 중독의 위험이 될 수 있다[12]. 한 편 직무 스트레스 요인과 심장 질환 및 뇌졸중의 위험에 관해 유럽, 미국 및 일본의 60만 명이 넘는 코호트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에서도 질병의 위 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스트레스에 노출 된 사람에 대한 초과 위험은 스트레스 요인이 없 는 사람에 비해 10~40% 높게 나타났다[13].
의료관계 종사자들에게 신종 감염병과 같은 재 난 상황은 익숙하지 않고, 일반적인 진료와 치료 과정과 다르게 감염성 질환 환자를 대해야 하므로 본래의 업무 외에 추가된 업무를 감당해야 한다. 또한, 시급하게 변화되는 환경과 비상 근무체계로 인한 의료관계 종사자들의 혼란은 스트레스에 영 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되어 감염병 유행으로 인한 정신건강과 스트레스 정도를 알아보는 선행 연구 들이 있었다. 그러나 감염병 유행 기간에, 특히 현 COVID-19 상황에서 핵심적으로 대응하는 공공의 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의료관계 종사자들을 대상으 로 한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는 연구는 없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COVID-19 상황에 근무하는 공공의료기관의 의료관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스 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분석하여, 추후 또 다른 신종 감염병 상 황이나 재난 현장에서 의료관계 종사자들의 심리 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예방하고 의료기관은 의료 인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대처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Ⅱ. 연구방법
1. 연구자료 및 대상
COVID-19 상황 중 공공의료기관에 종사하는 보건의료 종사자를 대상으로 구글 링크를 활용해 온라인 설문을 진행하였다. 감염병 대응 업무 중 직무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근무환경이 무엇 인지를 파악하였고, 이중 불성실 하거나 누락된 항 목이 많은 설문지는 제외 후 분석하였다.
2. 측정 도구
본 연구의 독립변수는 COVID-19 기간 중 연구 참여자의 근무 환경이며, 이를 파악하기 위해 교대 근무 여부, 접촉 대상자 빈도, 방호복 착용 횟수를 조사하였다. 업무 강도에 대해서는 Likert 5점 척 도(①=‘전혀 아니다’ ⑤=‘매우 그렇다’)로 답하도록 구성하였고, 점수가 높을수록 업무강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종속변수는 직무 스트레스로서 한국형 직무 스 트레스 측정 도구 단축형(Korean Occupational Stress Scale-Short Form, KOSS-SF) 24문항을 이용 하여 파악하였으며, 질문의 영역별로는 물리 환경, 직무 요구도, 직무 자율성 결여, 관계 갈등, 직무 불안정, 조직체계, 보상 부적절, 직장 문화에 대해 문항별로 ①=‘전혀 그렇지 않다’④=‘매우 그렇다’의 4점 척도로 답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직무 스트레 스의 총 점수는 100점 만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직무 스트레스가 높음을 의미한다[14].
3. 분석 방법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SAS 9.4 (SAS Institute, Cary, NC)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직무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유의미한 요인을 추출 하기 위하여 우선적으로 조사된 모든 변수를 활용 하여 단순선형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다중선형회 귀분석에서는 잠재적 교란변수인 연령, 성별, 직업, 근속연수, 직급, 결혼여부, 최종학력, 종교, 질병유 무를 보정한 후 직무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확인하였다. 다중선형회귀분석을 수행하기 전 독립변수들(관심 독립변수 및 보정변수) 간의 다중공선성(multicollinearity)을 살펴보기 위하여 분산팽창인자(variance inflation factor, VIF)를 확 인하였다. VIF 수치가 10미만이면 다중공선성의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회귀분석을 수행하였다. 이후 다중선형회귀분석을 수행하여 0.05 미만의 p 값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판단하였고, 유 의한 요인들 간의 상호작용을 검증하였다.
4. 연구윤리
본 연구는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연구소 임상시험센터(IRB No. NMC-2009-061)와 서울시립 대학교의 생명윤리 위원회 심의를 거쳐 승인 후 (IRB No. UOS-IRB-2020-A23) 시행하였다. 연구 참 여자의 윤리적 보호를 위해 응답된 내용을 자료화 하는 과정에서 드러날 수 있는 보건의료 종사자의 개인 정보와 소속 회사를 익명으로 처리하여 보호 하였고, 연구 참여자가 동의하지 않은 다른 목적에 사용할 수 없음과 수집된 자료는 본 연구의 학문 적 목적에만 한정함을 설명 후 사전동의를 받았다.
Ⅲ. 연구결과
1. 연구대상자의 인구 특성과 직무 스트레스
본 연구의 일반적 특성으로 대상자의 평균 연령 은 35.4세였으며, 그 중 여성 55.8%(91명), 근속연 수 10년 미만 73.6%(120명), 간호사 38.0%(62명), 정규직 65.6%(107명), 미혼 55.8(91명), 대졸 67.4%(72명), 종교 없음 60.1%(98명)이 가장 많았으 며, 개인적 질환에 대해 12.9%(21명)가 있다고 답 했다<Table 1>.
또한, 직무 스트레스의 하부 영역별 점수로는 직무 요구 55.9점, 조직체계 55.1점, 직무 자율 50.2 점, 보상 부적절 50.0점, 직장문화 43.9점, 직업 불 안정 41.3점, 관계 갈등 33.5점 순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스트레스 평균 점수는 47.1점이었다. 본 연구 대상자들의 KOSS-SF 7개 하부영역의 내적 일치도 를 나타내는 크론바흐 알파 계수는 직무불안정성 이 0.82로 가장 높았고, 직무자율성 결여가 0.60으 로 가장 낮았다<Table 2>.
2. COVID-19 대응 직무 환경에 대한 객관적 요소와 주관적 요소
COVID-19 대응 기간 중 직무 스트레스에 영향 을 미치는 객관적 요소로 71.8%가 교대근무를, 56.4%가 COVID-19 의심 환자 및 확진 환자를 접 촉하였고, 응답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 동안 확진 환자 접촉 횟수는 10.7 ± 11.7회, 의심 환자 접촉 횟수는 11.7 ± 15.1회로 응답하였으며, COVID-19 의심 환자 및 확진 환자의 접촉 여부와 관계없이 개인용 감염 보호 용구 착용 횟수는 19.6 ± 23.4회 로 나타났다<Table 3>.
직무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주관적 요소로 는 평상시 업무와 비교하여 COVID-19 대응으로 근골격계 부담 41.1%(67명), 새로운 기술 습득 54.6%(89명), 부서 내의 의사소통의 어려움 23.3%(38명), 타부서와의 업무 협의의 어려움 41.7%(68명)이 더 많아졌다고 각각 응답하였고, 33.7%(55명)가 감염 보호 용구는 신체적 제약이 크 다고 응답하였으며, 불충분한 감염 보호 용구 지급 33.7%(55명), 감염 위험에 대한 부담 65.6%(107명) 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 COVID-19 대응 특성에 따른 선형 회귀분석 결과
독립변수인 직무 환경과 종속변수인 직무 스트 레스의 단순선형회귀분석 결과, 객관적 요소로 교 대근무(B=-5.80, SE= 2.05, p= 0.005), 주관적 요소 로는 근골격계 부담(B=-9.22, SE= 1.78, p= <0.001), 새로운 기술습득(B=-4.15, SE= 1.87, p= 0.028) 부 서 내 의사소통의 어려움(B=-10.53, SE= 2.08, p= <0.001), 타부서와의 업무협의(B=-8.76, SE= 1.79, p= <0.001), 불충분한 감염 보호 용구 지급 (B=-7.33, SE= 1.92, p= <0.001), 감염 위험에 대한 부담(B=-4.98, SE= 1.95, p= 0.012)이 유의한 요인 으로 나타났다<Table 4>.
교란변수를 보정한 다중선형회귀분석 결과, 주 관적 요소인 근골격계 부담(B=-8.79, SE= 1.79, p= <0.001), 부서 내 의사소통의 어려움(B=-10.06, SE= 2.05, p= <0.001), 타부서와의 업무협의(B=-8.68, SE= 1.78, p= <0.001), 불충분한 감염 보호 용구 지급(B=-6.91, SE= 1.84, p= <0.001)이 유의한 요인 으로 나타났다. 한편, 각각의 다중선형회귀모형에 서 관심 독립변수와 보정변수 사이의 다중공선성 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다(VIFs<10).
다중선형회귀분석에서 유의한 요인들을 대상으 로 상호작용을 검증한 결과 근골격계에 부담이 증 가했다고 응답한 응답자는 타부서와의 업무협의 부분에 문제가 되었을 때 직무 스트레스가 증가하 였지만, 근골격계에 부담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응 답한 응답자는 타부서와의 업무협의 부분에 문제 가 있어도 직무 스트레스는 증가하지 않았다<Fig 1>.
Ⅳ. 고찰
본 연구는 공공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료관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COVID-19 대응 기간 중 직 무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근무 환경은 무엇인 지 파악하였다. 분석 결과 근골격계 부담, 부서 내 의사소통의 어려움, 타부서와의 업무협의, 불충분 한 감염 보호 용구 지급이 유의한 요인으로 나타 났다. 또한 다중선형회귀분석에서 유의한 요인들을 대상으로 한 상호작용 검증 결과, 근골격계에 부담 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응답자는 타부서와의 업무 협의에 문제가 있을 경우 직무 스트레스가 증가하 였지만, 근골격계에 부담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응 답한 응답자는 타부서와의 업무 협의에 문제가 있 어도 직무 스트레스는 증가하지 않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 결과는 의료관계 종사자들의 다 부위의 근골 격계 통증과 직장의 근무환경으로 인한 심리적 사 회적 스트레스는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15]와 직무 스트레스의 하부 영역인 업무 부담은 근골격 계 통증에 위험을 높인다는 메타분석 결과[16]와 일치한다.
부서 내의 의사소통의 경우 같은 부서 안에서도 서로 다른 전문 직종이 모여있는 의료 직종 간의 특성상 치료와 의료서비스 제공의 과정에서 각자 의 전문영역이 존재함으로 인해 서로 간의 의사소 통이 없음이 오해와 갈등 즉 직무 스트레스를 일 으킨다는 연구 결과[17]는 부서 내의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직무 스트레스를 일으킨다는 본 연구 결 과와 일치한다. 부서 내 의사소통과 관련하여 2003 년 초기 SARS 발병 대응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 한 연구에서 직원들 사이의 명확한 의사소통은 스 트레스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부서 내의 팀 워크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하였다[18].
타부서와 업무협의 문제의 어려움이 직무 스트 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유의한 요인으로 나타난 데 에는, 감염병 유행 기간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의료 기관 내에 다양한 부서가 협업을 해야 함과 동시 에 평상시보다 많은 부서들 간의 협조가 이루어져 야 하므로 갈등은 필연적으로 존재한다고 보고하 고 있다[19]. 이와 관련하여 국내 감염관리간호사 의 직무 스트레스를 측정하기 위한 연구에서는 인 간관계 갈등 요인 중에 감염 관리에 대해 부서들 간의 업무 협의가 어렵다는 것이 상위요인으로 나 타남을 보고하였다[20]. 이는 본 연구 결과와 마찬 가지로 감염병 유행 기간 중에 타부서 또는 타 직 종 간의 업무를 협의해야 하는 상황에 갈등과 마 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함을 나타낸다.
불충분한 감염 보호 용구 지급의 경우 미국 간 호사들을 대상으로 COVID-19 상황에 PPE(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공급과 정신 건강에 대해 분석한 단면 연구에서는 PPE를 적절 히 공급받지 못했던 간호사들은 적절한 공급을 받 은 간호사들에 비해 우울증, 불안, 외상 후 스트레 스장애의 위험이 있다는 결과[21]와, 심층 인터뷰 를 통한 현상학적 연구에서는 높은 수준의 스트레 스와 심리적인 트라우마가 있었음을 보고하는 결 과[22]는, 본 연구에서 직무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 치는 주된 요인임을 지지한다.
본 연구는 현재에도 진행 중인 COVID-19에 대 응하고 있는 의료관계 종사자들의 현장의 소리를 반영하여 의료인력 관리에 있어 실제적인 대안 마 련에 기초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추후에 도 국가적 재난 상황에 선제적이며 핵심적으로 대 응해야 할 공공의료기관 종사자들의 직무 스트레 스 관리에 있어서 근골격계 부담 감소, 내부직원들 간의 소통 향상, 감염 보호용구의 원활한 수급과 제공 방안에 대해 중점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제시 했다. 하지만 연구에 참여한 의료관계 종사자들의 주관적인 심리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연구 설 계가 단면 연구라는 점으로 결과에 대한 인과 관 계를 밝히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Ⅴ. 결론
본 연구는 COVID-19 상황에 공공의료기관 종 사자들의 직무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을 파악하고 유의한 요인들 간의 상호작용을 확인 하였다. 그 결과 근골격계의 부담 증가, 부서 내의 의사소통의 어려움, 타부서와의 업무 협의 문제, 불충분한 감염 보호 용구의 지급이 직무 스트레스 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다중선형회 귀분석 결과에서 유의한 요인으로 파악된 근골격 계의 부담 증가와 타부서와의 업무 협의 문제 간 의 상호작용 검증 결과 근골격계에 부담이 증가했 다고 느끼는 응답자는 타부서와의 업무 협의에 문 제가 있을 경우 직무 스트레스가 증가하였지만, 근 골격계 부담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느끼는 응답자 는 타부서와의 업무 협의에 문제가 있어도 직무 스트레스는 증가하지 않았다.
본 연구를 통해서 감염병 대응 상황에 투입되 는 의료관계 종사자들의 직무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인 요인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어느 특정 직종에서만 직무 스트레스가 과중 되는 것이 아니라, 직무 스트레스의 주된 요인들에 노출 이 취약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효율적이고 실제 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함을 밝혔다는 데에 의미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