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환자중심의료는 의료 질의 핵심 구성 요소로, 환자 개인의 선호, 필요와 가치를 존중하고 모든 임상적 의사결정에 이를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1]. 병원에서 제공하는 환자중심의료에 대한 척도로는 환자경험평가가 있다[2]. 이는 의료 서비스를 받은 대상자가 경험한 의료 서비스 전반과 의료의 질을 조사하는 것으로[2], 의료기관은 환자경험평가의 결과를 분석하여 서비스의 질 개선이 필요한 영역 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국 내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주도하에 2017년 에 제1차 환자경험평가가 실시되었다[3]. 환자경험 평가는 환자의 입원경험을 평가하기 위한 6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6가지 영역에는 간호사 영역(존중/예의, 경청, 병원생활 설명, 도움 요구 관련 처리 노력), 의사 영역(존중/예의, 경청, 의사 와 만나 이야기할 기회, 회진시간 관련 정보제공), 투약 및 치료과정 영역(투약/검사/처치 관련 이유 및 부작용 설명, 통증 조절 노력, 질환에 대한 위 로와 공감, 퇴원 후 주의사항 및 치료계획 정보제 공), 병원 환경 영역(깨끗한 환경, 안전한 환경), 환 자권리보장 영역(공평한 대우, 불만 제기의 용이성, 치료 결정 과정 참여 기회, 신체 노출 등 수치감 관련 배려)과 전반적 평가 영역(입원경험 종합 평 가 및 타인 추천 여부)이 포함된다. 제1차 환자경 험평가는 상급종합병원 및 500병상 이상의 종합병 원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2019년에는 상급종합 병원 및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제2차 환자경험평가가 실시되었다[3].
의료에 필요한 인력 및 자원을 조직하는 의료기 관은 환자중심성을 골자로 하는 의료 문화를 형성 하고 의료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4], 의료기관의 어떠한 특성이 환자경험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 국내의 선행 연구를 살펴보면 제1차 환자경험평가 결과와 병원 의 특성 간에는 병원의 병상 수, 설립형태, 소재지, 간호인력등급, 의료장비 보유현황 및 수익성과 중 간호인력등급이 환자경험평가의 전반적 평가와 양 의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5]. 또한, 병원의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 간호인력등급, 종류(상 급종합병원/종합병원), 병상 수, 상급병실 비율, 전 문의 비율이 환자경험평가 점수와 관련이 있는 것 으로 나타났다[6]. 제2차 환자경험평가 결과와 병 원의 특성 간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에서는 종합병 원의 간호인력등급이 환자경험평가 점수와 유의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7]. 이렇듯 환자경 험평가에 영향을 주는 국내 의료기관의 다양한 특 성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있었으나, 국외 선행연구 들과 비교하면 아직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국외의 선행연구와 같이 국내에서도 환자경험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병원의 특성으로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부를 조사하여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하이테크놀로지 병원은 개심술 또는 주요 장기이식 수행이 가능한 병원을 의미한다[8]. 국외 문헌에서는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부가 환 자경험을 비롯한 환자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인으로 조사되었다[9].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 부는 의료기관의 높은 의료기술 및 기구와 잘 훈 련된 수준 높은 의료인력 확보뿐 아니라 그 기관 의 간호사들이 양질의 간호를 제공할 수 있게 하 는 좋은 간호 근무환경까지도 반영할 수 있는 변 수이기 때문이다[10]. 선행연구에 따르면 하이테크 놀로지 병원 여부는 의료기관의 환자안전 및 의료 의 질을 나타내는 결과 지표인 병원에서의 환자 사망률(mortality)과 구조 불이행(failure to rescue) 의 감소와도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었다[11][12][13]. 국외 선행연구들의 결과를 종합해 보았을 때 국내 보건의료 환경에서도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부는 환자경험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환자경험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병원의 다양한 특성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국내 외 선행연구들을 통해 환자경험평가와 관련이 있 을 것이라고 기대되는 병원 특성(간호인력등급, 병 원의 소재지, 설립형태, 수련병원 여부, 의료기관인 증평가 여부, 병상 수, 병원 종류)[5][6][7]과 함께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부가 의료 서비스를 경험 한 대상자의 환자경험평가 점수와 어떠한 관계를 보이는지 조사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파악 되는 환자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병원의 특성들은 환자경험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 개발이 나 중재의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 대한다.
2. 연구 목적
본 연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공개한 제2 차 환자경험평가 자료의 분석을 통해 의료 서비스 를 받은 대상자의 환자경험 6개 영역에 영향을 주 는 병원의 특성을 탐색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 다. 본 연구의 세부적인 목적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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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연구대상 병원의 특성(간호인력등급, 소재 지, 설립형태, 수련병원 여부, 의료기관인증평가 여 부, 병상 수, 병원 종류,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 부)을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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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병원의 특성에 따른 환자경험평가 점수의 차이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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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병원의 특성이 환자경험평가 점수에 미치 는 영향을 조사한다.
Ⅱ. 연구방법
1. 연구설계 및 연구대상
본 연구는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시행 한 제2차 환자경험평가 점수와 평가 대상 병원의 특성과의 관계를 분석한 횡단적 이차자료분석 연 구이다. 본 연구의 대상은 2019년 제2차 환자경험 평가 조사 대상이었던 상급종합병원 및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 154곳이었으며 이 중 건강보험심 사평가원의 의료기관별 상세정보 사이트[14]에서 연구에 포함할 병원 특성에 대한 변수가 확인되지 않은 병원 5곳을 제외한 최종 149개의 병원을 대 상으로 분석을 시행하였다.
2. 연구 변수
1) 간호인력등급
간호인력등급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기관 별 상세정보에 게시된 자료를 사용하였다[14]. 건 강보험심사평가원은 간호인력등급을 환자 수 혹은 병상 수 대비 간호사 수로 산정하고 이에 따라 병 원에 간호관리료를 차등적으로 지급한다. 상급종합 병원이나 수도권 종합병원에서는 병상 수 대비 간 호사 수를 기준으로, 비수도권 종합병원에서는 환 자 수 대비 간호사 수를 기준으로 간호인력등급을 산정한다. 환자 수 대비 간호사 수가 2.5미만 혹은 병상 수 대비 간호사 수가 2.0미만인 경우는 가장 높은 간호인력등급인 1등급으로 분류되며, 1등급에 가까울수록 해당 병원이 적정한 수의 간호인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14]. 이에 따라 간 호인력 1등급은 해당 병원이 필요로 하는 적정 수 의 간호인력을 확보하였다는 것으로 의미하므로 본 연구에서는 간호인력등급을 1등급과 2-7등급으 로 나누어 분석을 진행하였다.
2) 소재지
병원의 소재지는 서울, 인천과 경기를 수도권으 로 분류하였고, 그 외 지역(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대구광역시, 경상도, 제주도)은 비수도권으로 분류 하였다.
3) 설립형태
병원의 설립형태는 국공립병원과 사립병원으로 구분하였다. 국공립병원에는 시·도립병원, 지방공 사의료원, 보건의료원인 공립병원, 서울대학교병원 등 특수법인 병원과 국립의료원, 경찰병원을 포함 하였다[15]. 사립병원에는 학교법인병원, 재단법인 병원, 사단법인병원, 사회복지병원, 회사법인병원, 의료법인병원 및 개인병원을 포함하였다.
4) 수련병원 여부
수련병원은 인턴 혹은 레지던트 등 수련의가 한 명이라도 있는 경우를 포함하였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비 수련병원으로 구분하였다.
5) 의료기관인증평가 여부
병원의 의료기관인증평가 여부는 2020년 11월 30일 기준으로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받은 병원과 받지 않은 병원으로 구분 하였다[16].
6) 병상 수
병상 수는 일반입원실, 중환자실, 정신과 폐쇄병 동, 격리병실, 무균치료실을 더한 병상 수를 기준 으로 산정하였다. 분만실, 물리치료실, 수술실 및 응급실은 병상 수에서 제외하였다[14].
7) 병원 종류
병원 종류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으로 구분 하였다. 종합병원은 의료법에 따라 100개 이상의 병상과 7개 또는 9개 이상의 진료과목과 각 진료 과목에 전속하는 전문의를 갖춘 2차 의료급여기관 을 말한다. 상급종합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중증질환 에 대하여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시행하는 병원을 대상으로 3년마다 권역별로 인력, 시설, 장비, 진료, 교육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우수하다고 지정하는 병원을 말한다[17]. 본 연구 에서는 보건복지부가 공고한 제3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명단[17]에 명시된 병원을 상급종합병원으로 분류하였다.
8)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부
하이테크놀로지 병원은 개심술 혹은 장기이식 수행이 가능한 병원을 말하며, 선행연구를 근거로 본 연구에서는 개심술 혹은 간, 신장, 심장, 췌장, 폐 이식 중 하나라도 가능한 병원으로 정의를 하 였다[8].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병원별 진료과목 및 의사 현황 자료[14]를 이용하여 하이 테크놀로지 병원 여부를 분류하였다.
9) 환자경험평가 점수
본 연구의 종속변수는 제2차 환자경험평가에 포 함된 6가지 영역(간호사, 의사, 투약 및 치료과정, 병원 환경, 환자권리보장, 전반적 평가)의 점수이 다. 제2차 환자경험평가는 2019년 5월에서 11월까 지 6개월간 전화 인터뷰를 통해 총 23,935명을 대 상으로 시행되었다[3].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공 개한 자료에 따르면 병원의 병상 규모에 따라 최 소 150-250명의 환자를 모집하고자 하였으며, 병원 별로 환자구성(성별, 연령, 진료분야)을 반영하여, 단순확률 추출법에 따라 평가 대상자를 선정하였 다[3]. 평가에 포함된 영역별 세부 항목과 척도는 <Table 1>에 제시된 바와 같다. 모든 문항별 점수 는 선형화 방식을 사용하여 0에서 100점으로 환산 되어 공개된 점수를 사용하였다[3]. 4점 척도 점수 는 1은 0, 2는 33, 3은 66, 4는 100으로 환산되었 고, 2점 척도 점수는 ‘예’는 100, ‘아니오’는 0으로 환산되었고, 11점 척도 점수는 0에서 100까지 10단 위로 환산되어 공개되었다[3]. 평가 영역별 점수는 산술평균과 표준편차를 산출하여 분석되었다.
3. 자료수집 방법
본 연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9년에 실시 하고 공개한 환자경험평가 결과[3]와 건강보험심사 평가원[14]과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사이트[16]에서 공개한 평가 대상 병원의 자료를 활용하였다. 간호 인력등급, 병원의 소재지, 설립형태, 수련병원 여 부, 병상 수와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부에 대한 정보를 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대상 병원의 상세정보[14]를 통해 수집하였다.
4. 자료분석 방법
자료 분석을 위해 SPSS 26.0을 사용하였다. 대 상 병원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평균, 표준편 차, 빈도 및 백분율을 구하였고, 병원 특성에 따른 영역별 환자경험평가 점수의 차이를 파악하기 위 해 Independent t-test를 사용하였다. 또한, 병원 특성이 환자경험평가의 각 영역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서 다중선형회귀분석을 사용하여 분 석하였다.
5. 윤리적 고려
본 연구에서 활용한 환자경험평가 조사의 원시 자료는 개인정보 보호법을 준수하여 개인을 식별 할 수 없도록 익명화된 자료로 설문 참여자의 개 인정보를 포함하지 않는다. 본 연구는 저자 소속의 연구윤리심의위원회 승인을 받아 수행하였다(kaya IRB-284).
Ⅲ. 연구결과
1. 병원 특성
병원 특성의 빈도분석 결과는 <Table 2>와 같 다. 간호인력등급은 1등급인 병원이 64.4%, 2-7등 급인 병원이 35.6%로 분석에 포함된 병원 중 과반 수가 간호인력등급이 우수한 병원으로 파악되었다. 병상 수는 500병상 이상인 병원과 500병상 미만인 병원이 각각 59.7%와 40.3%를 차지하였다. 병원의 소재지는 서울, 인천,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에 있 는 병원이 48.3%였으며 서울에 있는 병원이 전 체의 22.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국공립 병원은 전체의 14.1%로 사립병원보다 적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수련의가 최소한 한 명 이상 있는 수 련병원은 96.6%로 분석에 포함된 병원 대부분이 수련을 제공하고 있었다. 의료기관평가인증을 받은 병원은 80.5%로 분석에 포함된 병원 대부분이 2020년 11월 30일 기준으로 의료기관평가인증을 받았다. 상급종합병원이 전체의 28.2%를 차지하였 으며 하이테크놀로지 병원은 51.7%를 차지하였다.
2. 환자경험평가 점수
환자경험평가 영역별 점수에 대한 기술통계 결 과는 <Table 3>에 제시된 바와 같다. 환자경험평 가의 영역 중 환자권리보장(78.51±3.17점)을 제외한 5개의 영역(간호사, 의사, 투약 및 치료과정, 병원 환경, 전반적 평가)의 평균점수는 모두 80점 이상 이었으며, 이 중 간호사 영역의 평균점수가 86.02±3.04점으로 가장 높았다.
3. 병원 특성에 따른 환자경험의 차이
병원 특성에 따른 영역별 환자경험평가 점수의 차이는 <Table 3>에 제시된 바와 같다. 간호사 영 역에 대한 환자경험평가 점수는 병원의 간호인력 등급, 병상 수, 소재지, 의료기관인증평가 여부, 상 급종합병원 여부와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간호인력등급이 1등급인 병원 이 1등급이 아닌 병원보다(t=2.603, p=.011), 병상 수가 500병상 이상인 병원이 500병상 미만인 병원 보다(t=5.014, p=<.001) 간호사 영역의 점수가 높았 다. 수도권에 위치한 병원(t=3.572, p=<.001)과 의 료기관평가인증을 받은 병원(t=3.099, p=.002)의 간 호사 영역에 대한 환자경험평가 점수가 그렇지 않 은 병원보다 높게 나타났다. 상급종합병원이 종합 병원보다(t=3.882, p=<.001), 하이테크놀로지 병 원이 그렇지 않은 병원보다(t=6.679, p=<.001) 간호 사 영역의 점수가 높았다. 의사 영역 점수는 유일 하게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부와 유의한 관계가 있었으며 하이테크놀로지 병원의 의사 영역 점수 가 그렇지 않은 병원보다 높았다(t=2.858, p=.005). 투약 및 치료과정 영역의 환자경험평가 점수는 병 상 수가 500병상 이상인 병원이 500병상 미만인 병원보다(t=4.393, p=<.001) 점수가 높았다. 또한, 상급종합병원과(t=3.515, p=.001), 하이테크놀로지 병원인 경우(t=5.748, p=<.001) 투약 및 치료과정 영역에 대한 환자경험점수가 더 높았다. 병원 환경 에 대한 환자경험평가 점수는 간호인력등급이 1등 급인 병원과(t=2.811, p=.006) 병상 수가 500병상 이상인 병원이(t=4.328, p=<.001) 그렇지 않은 병원 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수도권에 있는 병원 (t=2.450, p=.015), 의료기관평가인증을 받은 병원 (t=2.716, p=.007), 상급종합병원(t=3.342, p=.001)과 하이테크놀로지 병원(t=6.524, p=<.001)에서 그렇지 않은 병원보다 점수가 높았다. 환자권리보장에 대 한 환자경험평가 점수는 병상 수가 500병상 이상 인 병원이 500병상 미만이 병원보다 높았으며 (t=4.030, p=<.001), 의료기관평가인증을 받은 병원 (t=2.072, p=.040), 상급종합병원(t=2.757, p=.007)과 하이테크놀로지 병원에서(t=4.968, p=<.001) 그렇지 않은 병원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경험 의 전반적인 평가 영역에서는 병상 수가 500병상 미만인 병원보다 500병상 이상인 병원(t=4.737, p=<.001)에서 높은 점수가 나타났으며 사립병원보 다 국공립병원에서(t=2.343, p=.024), 종합병원보다 상급종합병원(t=4.394, p=<.001)에서 점수가 높았 다. 그리고 하이테크놀로지 병원인 경우(t=6.450, p=<.001) 그렇지 않은 병원보다 환자경험의 전반 적인 평가 영역의 점수가 유의하게 높았다.
4. 병원 특성이 환자경험 점수에 미치는 영향
환자경험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병원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다중선형회귀분석을 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독립변수 간의 VIF 값은 모두 10 미만으로 독립변수 간의 다중공선성 문제는 없 었다. 간호사 영역에 대한 환자경험평가 점수에는 병원의 간호인력등급(β=0.190, p=.011), 소재지 (β=0.216, p=.005)와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부 (β=0.315 p=.003)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약 및 치료과정 (β=0.320, p=.005)과 전반적인 평가 점수(β=0.356, p=.002)는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부가 유의미한 영향요인이었다. 병원 환경 영역 점수에는 간호인 력등급(β=0.196, p=.011)과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부(β=0.397, p=<.001)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환자권리보장 영역과 의사 영역에 대 해서는 설립형태(β=-0.174, p=.035, β=-0.191, p=.028)와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부(β=0.266, p=.022, β=0.276, p=.024)가 유의미한 관련 요인으 로 나타났다.
Ⅳ. 고찰
본 연구를 통해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시행하고 공개한 제2차 환자경험평가 점수와 건강 보험심사평가원과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사이트에서 공개한 평가 대상 병원의 상세정보 자료를 이용하 여 환자경험평가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병원의 특 성을 파악하였다.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6개의 환 자경험평가 영역별 점수 중 환자권리보장 영역만 이 80점 미만이었다. 간호사 영역에 대한 환자경험 평가 점수는 병원의 간호인력등급과 소재지에 영 향을 받았으며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부는 환자 경험평가의 모든 영역과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병원 특성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환자경험평가의 6개 영역 중 환 자권리보장 영역의 점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 되었다. 특히, 불만 제기의 용이성, 치료 결정 과정 참여 기회 문항의 점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보고 되었다[3]. 이와 비슷하게, 홍콩의 연구에서도 환자 경험평가 조사에서 전체 15문항 중 병원의 치료 결정 과정 참여 기회에 대한 점수가 가장 낮았던 것으로 보고되었다[18]. 그러나 해당 결과는 병원 의 의료기관인증평가 전·후의 환자경험평가의 결 과를 비교하여 의료기관평가 인증 여부가 환자경 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로 본 연 구의 목적과는 다르기에, 연구 결과의 단순비교가 어렵다는 제한점이 있다. 하지만 의료진과 환자의 의사소통 양상에 대한 최근의 문헌고찰 연구에 의 하면 동아시아 문화권의 환자들이 서구 문화권의 환자들보다 본인의 치료 결정 과정에 대해 의료인 에게 질문을 하지 않고 우려를 표현하지 않는 경 향이 보고되었다[19]. 이에 불만 제기의 용이성과 치료 결정 과정 참여 기회와 관련한 대상자들의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화적 요소 를 고려하여 환자참여를 장려하는 방안을 모색하 는 연구가 필요하리라 사료된다. 제2차 환자경험평 가 결과를 분석한 국내 선행연구에서는 종합병원 의 간호인력등급이 높아질수록 환자권리보장 영역 의 점수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7]. 하지만, 본 연구의 회귀분석 결과에 따르면 간호인력등급 은 환자권리보장 영역 점수의 유의미한 영향요인 은 아니었으며, 오히려 사립병원과 하이테크놀로지 병원일 경우 환자권리보장 영역의 환자경험평가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의 차이는 연구마다 조사한 변수가 달랐기 때문이라 고 사료되며, 환자경험평가에서 환자권리보장 측면 의 경험을 증진하는 데 영향을 주는 요인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환자경험평가 영역 중 간호사 영역에 대한 환자 경험평가 점수는 병원의 간호인력등급과 소재지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인력등급이 높 을수록 대상자가 평가하는 간호사 영역의 환자경 험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간호인력등 급이 높을수록 환자당 충분한 수의 간호사가 배치 되어 양질의 간호가 제공됨에 따라 간호사 영역에 대한 환자경험평가 점수가 높게 나온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충분한 수의 훈련된 간호사가 있는 경 우에 간호사들은 환자를 면밀하게 사정하고 중증 도가 높은 환자의 곁에 머물면서 충분한 간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20]. 또한, 수도권의 병원 에서 간호사 영역에 대한 환자평가 점수가 비수도 권에 있는 병원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는 국내의 간호사 수급에 대한 지역 불균형과 연결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간호사 수급 에 대한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 경기, 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의 간호대학 입학정 원을 증원하는 정책을 펴기도 하였으나, 여전히 지 역 간 간호사 수급 불균형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21][22]. 선행연구에 따르면 간호사들은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비수도권 병원의 근 무를 기피 한다고 알려져 있다[21]. 따라서 비수도 권 병원에서 간호사 영역에 대한 환자경험평가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비수도권 병원 간호사의 근무 환경 개선을 통해 간호사 수급에 대한 지역 불균 형을 해소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부는 환자 경험평가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었다. 이는 국외 선행연구의 결과들과 일치하는 것으로 [9][10] 국내 의료 환경에서도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부가 환자경험에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이테크놀로지 병원은 우수한 의료기술 은 물론 양질의 의료인력을 보유하고 운용하는 병 원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다. 국외에서 이루어진 연구에 따르면 하이테크놀로지 병원일수록 환자 한 사람당 간호사 비율이 높고, 충분한 간호인력을 가지며, 교육 수준이 높은 간호인력의 비율이 높 고, 간호 근무환경이 좋은 것으로 보고되었다[23]. 이러한 좋은 의료조직의 구조적 환경은 환자경험 평가 중 전반적인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 는 것으로 나타났으며[13] 궁극적으로 환자결과에 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13]. 본 연구에서는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부 와 의료조직의 구조적 환경을 비교할 수 있는 수 치화된 자료가 없어 관련성을 조사하지 못하고, 국 외 선행문헌에 근거하여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 부가 환자경험평가 점수에 미치는 영향만을 탐색 할 수 있었다. 이에 향후 연구에서는 국내 보건의 료 환경에서 하이테크놀로지 병원이 다른 병원과 차별되는 특성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어떠한 특성이 환자경험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 한 분석을 통해 환자경험 증진을 위한 전략을 마 련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
Ⅴ. 결론
본 연구는 이차자료분석을 통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한 대상자의 환자경험평가에 영향을 주는 병 원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서술적 조사연구이다. 본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다양한 병원의 특성 중 하이테크놀로지 병원 여부가 대상자의 환자경험평 가의 유의미한 관련 요인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병원의 적절한 간호인력 확보가 환자경험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파악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따라 다음을 제언한다. 첫째, 하이테 크놀로지 병원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어떠한 특성이 환자경험에 영향을 미치 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일반병원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연구를 제언한다. 둘째, 의 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의료 대상자의 긍정적인 경 험을 위해서는 잘 훈련된 간호인력을 보유하고 효 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간 호인력의 보유와 운용에 대해서는 지역 간 격차가 없어야 할 것이기에 이를 위한 정책 마련을 제언 한다. 마지막으로, 향후 병원의 환자중심의료 제공 에 유용한 자료를 마련할 수 있도록 환자경험평가 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다양한 수준에서 분석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환자 특성, 부서 특성, 병원 특성 등 환자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에 대한 분석이 지속해서 이루어져야겠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이 있다. 첫째, 본 연구에 포함된 병원은 300병상 이상의 상급종합병 원과 종합병원으로 한정되어 있다. 국내에서 요양 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을 제외한 병원급 의료기 관은 1,876개로[24], 본 연구에 포함된 분석 대상 병원은 전체의 7.9%에 불과하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가 국내 병원급 의료기관 전체를 대표하기는 어렵다는 제한점이 있다. 둘째, 본 연구의 회귀분 석 결과에 따르면, 사립병원이 공립병원보다 의사 영역과 환자권리보장 영역의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왔으나, 평균 비교의 결과에서는 해당 두 영역이 병원의 설립형태에 따른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 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병원의 설립형태와 환 자경험평가의 의사 영역과 환자권리보장의 관계에 관한 본 연구 결과의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할 것 이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이차자료를 이용한 횡단적 연구로서 환 자의 세부적인 경험을 파악하고 병원 특성과 환자 경험평가의 인과성을 입증해 내기 어려운 제한점 이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이차자료분석이라 는 연구의 특성상 사용 가능한 변수의 제한점으로 인해 간호사 근무환경, 훈련된 의료인력 확보 정도 등 환자경험평가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병 원의 특성을 포함하지 못하였기에 연구 결과 해석 에 주의를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