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21세기 국제 이주 현상의 심화와 함께 한국 사회는 급격한 다문화 사회로의 이행을 경험하고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265만 명을 상회하며, 이는 총인구 대비 5%를 넘어선 수치로 한국이 본격적인 다인종·다문화 국가로 진입했음을 시사한다[1].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 팽창과 정책적 논의의 이면에는 법적 권리와 공적 보호망에서 철저히 소외된 ‘미등록 이주민’ 약 40만 명의 현실이 가리워져 있다[2]. 이들은 공식적 행정 체계와 사회적 안전망에서 삭제된 채 살아가는 이른바 ‘그림자 인구(shadow population)’로서, 노동, 주거, 의료 등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 영역에서조차 심각한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다[3][4].
모든 미등록 이주민이 취약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나, 그중에서도 여성 미등록 이주민은 더욱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고충을 경험한다. 이들은 이주민이라는 이방인적 지위, 미등록 체류자라는 법적 불안정성, 그리고 가부장적 구조 내에서의 여성이라는 성별 정체성이 상호교차하며 발생하는 이른바 ‘삼중의 취약성(triple jeopardy)’에 직면한다. 미등록 이주여성은 강제 추방의 공포로 인해 신체적 질병이나 폭력, 부당한 노동 착취 앞에서도 공적 기관의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실정이며, 이는 결국 생존을 위협하는 심리적 위축과 실존적 고통을 심화시키는 핵심 기제로 작용한다[5].
간호학적 관점에서 건강은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를 넘어 인간의 삶을 둘러싼 맥락적 안녕(well-being)을 의미하며, 돌봄의 대상은 그 어떠한 정치적·법적 장벽과 무관하게 존중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6]. 그러나 그간 국내외 이주민 관련 간호 연구는 주로 합법적 체류 자격을 가진 결혼이주여성이나 외국인 근로자의 적응 및 건강 행태에 편중되어 왔다[7][8]. 미등록 이주여성은 연구 대상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극히 난해할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이 지닌 은밀성과 위태로움으로 인해 학술적 담론에서 배제되어 온 측면이 크다[7][8][9].
특히, 이들이 겪는 고통은 객관적 지표나 정량적 수치만으로는 온전히 설명될 수 없는 주관적이고 본질적인 성격을 띤다. 단속에 대한 상시적 공포가 일상을 어떻게 잠식하는지, 의료권 박탈이 모성적 책임감과 충돌할 때 어떠한 실존적 갈등을 겪는지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10]. 이를 위해 대상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경험의 본질을 추출해 내는 현상학적 연구 방법은 미등록 이주여성의 삶을 사회적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데 가장 적절한 접근이라 할 수 있다[11].
따라서 한국 사회의 제도적 경계밖에 위치한 미등록 이주여성의 삶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그 본질적 의미 구조를 규명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는 간호 실무에서의 인권 기반 돌봄 실천을 강화하고, 제도적 건강권 보장 정책 마련을 위한 근거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2. 연구 목적
본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한국에 거주하는 미등록 이주여성의 일상적인 삶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그들이 부여하는 주관적 의미와 경험의 본질적 구조를 규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구성원으로 이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도모하고, 간호 및 보건의료 체계 내에서 이들의 건강권을 옹호할 수 있는 실천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함이다.
구체적인 연구 목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거주 미등록 이주여성의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실존적 현상과 경험을 구체적으로 기술한다.
둘째, 도출된 경험들 사이의 공통된 주제를 분류하고 주제 모음을 형성하여 경험의 구조를 파악한다.
셋째, 미등록 이주여성의 삶의 본질을 ‘그림자 삶’이라는 맥락 속에서 통합적으로 해석하고 규명한다.
3. 연구 질문
본 연구는 한국 사회의 경계 밖에서 살아가는 미등록 이주여성들의 주관적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고, 그들이 부여하는 의미의 본질을 규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자가 설정한 핵심 연구 질문은 “한국 거주 미등록 이주여성의 삶의 경험은 무엇이며, 그 경험이 지니는 본질적 구조는 어떠한가?”이다. 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하위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1) 도입 및 일상 (실존적 공간)
“한국에서 하루하루 보내시는 게 요즘 어떠세요? 주로 어디서 시간을 보내시나요?”
“집 밖으로 나오실 때나 길을 걸으실 때, 어떤 기분이 드시는지 궁금합니다.”
2) 몸과 아픔 (신체와 건강권)
“혹시 병원에 갔을 때 무서웠거나 당황스러웠던 경험이 있으셨나요?”
“아픈 걸 참고 혼자 약을 먹거나 견딜 때,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3) 사람들과의 관계 (사회적 소외)
“주변 한국 사람들을 만날 때 어떤 느낌을 받으시나요? 나를 어떻게 보는 것 같으신가요?”
4) 엄마로서의 삶 (모성과 실존적 갈등)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미안할 때나, 반대로 ‘내가 엄마니까 힘내야지’라고 다짐할 때가 언제인가요?”
“아이 때문에 한국에서 꼭 버티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5) 마무리 (경험의 본질)
“참여자분에게 ‘한국에서의 삶’을 한 단어라나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무엇일까요?”
Ⅱ. 연구방법
1. 연구 설계
본 연구는 한국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미등록 이주여성들이 겪는 삶의 생생한 경험을 탐색하고, 그들이 부여하는 주관적 의미의 본질적 구조를 규명하기 위한 질적 연구이다. 구체적으로는 인간의 경험 세계를 기술하고 해석하는 데 탁월한 Colaizzi[10]의 현상학적 방법(Phenomenological Method)을 적용하였다. Colaizzi[10]의 방법은 연구 참여자들의 기술(description)에서 공통적인 주제를 도출하고 최종적으로 현상의 본질적 구조를 엄격한 절차를 통해 확인한다는 점에서, 미등록 이주여성의 실존적 고통을 학술적으로 체계화하기에 가장 적합한 방법론적 틀을 제공한다.
2. 연구 대상 및 선정 기준
본 연구의 대상은 한국에 거주하고 있으나 법적 체류 자격이 상실되었거나 부여받지 못한 상태의 ‘미등록 이주여성’이다. 연구 대상자의 선정은 연구하고자 하는 현상을 가장 풍부하게 담고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의도적 표집 방법(Purposeful Sampling)을 사용하였다. 구체적인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현재 한국에 1년 이상 거주 중인 외국인 여성 중 유효한 비자를 소지하지 않은 자.
본 연구의 취지를 이해하고 자신의 삶의 경험을 언어로 구체적으로 진술할 수 있는 자.
자발적으로 연구 참여에 서면 동의한 자.
본 연구에서는 새로운 참여자와의 면담을 거듭하더라도 더 이상 새로운 주제나 의미 있는 진술이 도출되지 않고, 연구자가 설정한 범주와 주제들이 충분히 설명되어 이론적 완성도가 높아진 ‘이론적 포화(Theoretical Saturation)’ 상태를 자료 수집의 종료 시점으로 정의하였다.
6번째 참여자와의 면담 이후 핵심 주제인 ‘추방 공포’, ‘의료적 고립’, ‘지워진 존재’, ‘모성적 사투’에 대한 반복적인 진술이 확인되었다. 추가로 2명의 참여자(7번, 8번)를 더 포함하여 심층 면담을 진행했으나, 기존에 도출된 4개의 주제 클러스터 범주를 벗어나는 새로운 속성이 나타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최종적으로 총 8명의 자료를 통합 분석했을 때 미등록 이주여성의 삶에 대한 본질적 구조가 충분히 기술되었다고 판단하여 자료 수집을 최종 종료하였다. 이는 현상학적 연구에서 권장되는 적정 표본 크기(통상 5~25명)를 충족하며, 대상자의 삶의 경험이 지닌 은밀성과 접근의 난해성을 고려할 때 현상의 구조를 심층 분석하기에 충분한 규모이다.
3. 자료 수집 방법
자료 수집은 2026년 2월부터 3월까지 참여자와의 일대일 심층 면담(In-depth Interview)을 통해 이루어졌다.
편안한 면담을 위하여 미등록 체류자의 특성상 신분 노출에 대한 방어기제가 높음을 고려하여, 연구자는 면담 전 참여자와 충분한 라포(Rapport)를 형성하는 과정을 거쳤다. 면담 장소는 참여자가 심리적 안전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독립된 공간이나 참여자가 선호하는 장소를 우선적으로 선택하였다.
면담 절차는 “한국에서의 삶은 당신에게 어떠한 의미입니까?”라는 포괄적인 질문으로 시작하여, 참여자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비구조화 내지 반구조화된 질문을 활용하였다. 면담 중에는 연구자의 선입견을 배제하고 참여자의 목소리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경청과 공감을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
자료의 기록은 면담 전 과정을 참여자의 사전 동의하에 녹음되었으며, 비언어적 표현(눈물, 한숨, 침묵 등)은 현장 노트에 상세히 기록하였다. 면담 직후, 연구자는 녹음된 내용을 있는 그대로 필사(Transcription)하여 분석을 위한 텍스트 자료를 확보하였다.
4. 자료 분석 방법 (Colaizzi의 7단계 적용)
자료 분석은 Colaizzi[10]가 제시한 7단계 분석 절차에 따라 엄격하게 진행하였다.
필사 및 전체적 이해: 전사된 면담 자료를 반복해서 읽으며, 미등록 이주여성의 삶이라는 현상 전체에 흐르는 느낌과 맥락을 파악하고자 노력하였다.
의미 있는 진술(Significant Statements) 추출: 전체 텍스트 중 연구 현상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구절, 문장, 진술들을 추출하였다.
의미 구성(Formulated Meanings): 추출된 의미 있는 진술들이 내포하고 있는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여, 보다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전문 용어로 재구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는 참여자의 원래 맥락을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하였다.
주제(Themes) 및 주제 모음(Theme Clusters) 형성: 구성된 의미들을 공통된 성격별로 묶어 주제를 도출하고, 이를 다시 상위 범주인 주제 모음으로 범주화하였다.
철저한 기술(Exhaustive Description): 분석된 모든 주제를 통합하여 미등록 이주여성의 삶에 대한 현상을 포괄적이고 상세하게 기술하였다.
본질적 구조(Fundamental Structure) 확인: 철저한 기술로부터 현상의 본질적 구조를 추출하여, 이를 하나의 문장이나 짧은 단락으로 응축하여 기술하였다.
타당성 검토(Final Validation): 분석된 결과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 참여자 2인에게 분석 내용이 자신의 경험과 일치하는지 확인받는 구성원 검토(Member Checking) 과정을 거쳤다.
5. 연구의 엄격성
본 연구의 질적 엄격성을 확보하기 위해 Sandelowski[12]가 제시한 4가지 평가 기준을 준수하였다.
신빙성(Truth Value): 참여자의 진술을 왜곡 없이 담아내기 위해 모든 면담은 당일 필사하였으며, 분석 결과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참여자 2인에게 분석 내용이 자신의 경험과 일치하는지 확인받는 구성원 검토(Member Checking) 과정을 거쳤다.
적용성(Applicability): 분석 결과가 다른 미등록 이주여성들의 경험과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풍부한 사례를 제시하였다.
일관성(Consistency): 현상학적 연구 경험이 풍부한 간호학 교수 1인과 총 5회에 걸친 분석 결과 검토 회의를 통해 주제 도출의 적절성과 해석의 일관성을 검증받았다.
중립성(Neutrality): 연구자의 주관적 선입견이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괄호 치기(Bracketing) 기법을 사용하였다. 연구 수행 전, 미등록 이주민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연구자의 선입견(예: ‘불쌍한 대상자’, ‘법적 위반자’)을 성찰 일지에 명시적으로 기술하여 의식적으로 배제하고자 노력하였다. 마지막으로 자료 분석 과정에서도 특정 이론적 틀에 끼워 맞추지 않도록 현상 자체에만 집중하는 판단 중지(Epoché) 상태를 유지하였다.
6. 윤리적 고려
본 연구는 G시 소재 C대학교 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의 승인(CSIRB-Y2026001)을 획득한 후 진행되었다. 미등록 체류자라는 참여자의 신분적 특수성을 고려하여 개인정보 보호에 만전을 기하였다.
모든 참여자에게 연구의 목적과 방법, 익명성 보장, 수집된 자료의 비밀 유지, 그리고 언제든 연구 참여를 철회할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어떠한 불이익도 없음을 구두와 서면으로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서를 받았다. 수집된 녹음 파일과 전사 자료는 암호화된 파일로 보관하였으며, 연구 종료 후 3년 뒤에는 관련 규정에 따라 모두 파기할 것임을 명시하였다. 마지막으로 1회 면담참여자에게는 3만원 상당의 커피 쿠폰을 전달하였으며, 2회 이상 면담에 참여한 분에게는 5만원 상당의 커피 쿠폰을 전달하였다.
Ⅲ. 연구결과
1. 참여자의 일반적 특성
본 연구의 참여자는 G시에 거주하는 미등록 이주여성 8명으로, 평균 체류 기간은 6.5년이었으며, 모두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상태였다. 구체적인 참여자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Table 1>.
<Table 1>
General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N=8)
| Participants | Name | Age | Nationality | Period of residence in Korea (years) |
Religion | Occupation (current) |
|---|---|---|---|---|---|---|
| P1 | A | 32 | Vietnam | 7 | None | A short-term job in the manufacturing industry |
| P2 | B | 28 | Philippines | 3 | Catholicism | Housekeeping service |
| P3 | C | 41 | Thailand | 8 | Buddhism | Agricultural labor |
| P4 | D | 35 | Cambodia | 4 | Buddhism | A short-term job in the manufacturing industry |
| P5 | E | 39 | Vietnam | 10 | None | A restaurant assistant |
| P6 | F | 26 | Philippines | 2 | Catholicism | Not employed |
| P7 | G | 45 | Thailand | 12 | Buddhism | A daily job |
| P8 | H | 33 | Mongolia | 6 | None | A short-term job in the manufacturing industry |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통합적 모델 사례는 도출된 4개의 주제 모음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경험의 총체를 보여준다. 이는 개별 참여자의 진술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을 넘어, 미등록 이주여성이라는 존재가 한국 사회라는 경계 밖에서 겪는 ‘그림자 삶’의 본질적 구조를 구체화한 것이다. 따라서이 사례는 본 연구가 도출한 최종 결론인 ‘실존적 사투’를 가장 집약적으로 체득하고 있는 분석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1) 통합적 모델 사례
본 연구에서 도출된 모든 주제를 관통하는 통합적 모델 사례는 한국 사회라는 견고한 법적·사회적 울타리 밖에서 ‘지워진 존재’로 살아내야하는 미등록 이주여성의 실존적 사투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들에게 삶은 안식의 과정이 아니라, 매 순간 자신의 흔적을 지워야만 생존할 수 있는 역설적인 투쟁의 연속이다.
[참여자 A(35세, 미등록 7년 차)는 고열이 나는 자녀를 품에 안고 병원 응급실 대신 어두운 방 안에서 밤을 지새운다. 그녀에게 외부 세계는 ‘치료의 공간’이 아닌 ‘단속과 추방의 공간’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식당 주방에서의 고된 노동으로 몸은 망가졌으나, 신분증을 제시해야 하는 병원 문턱은 그녀에게 감옥의 창살보다 높게 느껴진다. “아이의 숨소리가 거칠어질 때마다 제 심장은 멎는 것 같아요. 하지만 병원에 가는 순간 우리 가족의 한국 생활이 끝날 거라는 공포가 저를 주저앉게 하죠. 저는 제 이름으로 된 통장도, 핸드폰도 없어요. 가끔 거울을 보면 내가 진짜 사람인가, 아니면 그냥 떠도는 유령인가 싶어 무서워요. 그래도 아이가 제 손을 잡으며 웃어줄 때, 그때 비로소 ‘아, 내가 아직 여기 살아있구나’라고 느껴요. 아이는 제가 이 투명 인간 같은 삶을 견디게 하는 유일한 이유예요.”]
특히 자녀가 고열로 신음하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강제추방에 따른 가족 해체의 불안감이 전문적인 의료적 도움을 요청하고자 하는 모성적 본능을 압도하고 있었다. 이는 미등록 이주여성으로서 겪는 의료 접근성 박탈과 실존적 무력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극한의 소외 속에서도 A씨를 지탱하는 유일한 동력은 자녀를 향한 모성이다. 자신의 삶은 ‘그림자’처럼 지워져 있을지언정, 자녀만큼은 안전한 환경에서 성장시키겠다는 강한 생존 의지가 그녀의 위태로운 한국 생활을 이어가게 하는 본질적인 힘이자 유일한 희망으로 작용하고 있다.
<Table 2>는 원자료(Raw Data)에서 최종 주제(Theme) 도출까지의 분석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표이다.
2) 핵심 주제별 구체적 사례 (Theme Clusters & Evidence)
본 연구의 핵심 주제별 구체적 사례는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Table 2>.
<Table 2>
The Theme-Derivation Process: From Significant Statements to Theme Clusters
| 1. Transcribing and Grasping the Overall Context |
Repeatedly reading the transcribed interview data to understand the overall context and flow of phenomenon of undocumented migrant women's lives. | “From the moment I step out of the house, I feel like an animal being hunted... Even the house, which should be the safest place, makes me hold my breath if I hear unfamiliar footsteps.” |
| 2. Extracting Significant Statements |
Extracting phrases, sentences, or statements from the entire text that are directly related to the research phenomenon. | “I feel like an animal being hunted from the moment I leave the house,” “If I feel someone staring at me, my pace quickens and I can hear my heartbeat in my ears.” |
| 3. Formulating Meanings |
Identifying the hidden meanings inherent in the extracted statements and restructuring them into more general and abstract professional terminology. | Perceiving the outside world as an uncontrollable danger zone and experiencing extreme psychological contraction in which survival is threatened even in everyday spaces. |
| 4. Identifying Themes and Theme Clusters |
Grouping formulated meanings according to common characteristics to derive themes and categorizing these into higher-level theme clusters. | [Theme Cluster] Constant Fear of Deportation and Imprisonment of Daily Space |
| 5. Exhaustive Description |
Integrating all analyzed themes to provide a comprehensive and detailed description of the phenomenon of undocumented migrant women's lives. | Describing the phenomenon as a precarious journey of survival, enduring the prison of legal absence through motherhood. |
| 6. Validating the Fundamental Structure |
Extracting the essential structure of the phenomenon from the exhaustive description and condensing it into a single sentence or a short paragraph. | [Fundamental Structure] “Existential Struggle Beyond the Border: The Conflict Between a Body Engulfed by Fear and the Will to Endure Through Love” |
(1) 상시적 추방 공포와 일상 공간의 감옥화
미등록 이주여성들에게 한국의 물리적 공간은 자유로운 생활의 터전이 아닌,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고 적발될 위험이 도사리는 위협적인 장소로 재편되어 있었다. 이들에게 ‘집 밖’은 통제할 수 없는 변수가 가득한 불안의 영역이며, 이는 보건의료 기관으로의 이동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강력한 기제로 작용한다.
[“집 밖으로 나가는 순간부터 저는 사냥을 당하는 짐승이 된 기분이에요. 누군가 저를 쳐다보는 것 같으면 발걸음이 빨라지고 심장 소리가 귀까지 들려요. 가장 안전해야 할 집조차 낯선 발소리가 들리면 숨을 죽여야 하는 곳이죠.” (참여자 C).]
[“경찰차 경광등만 봐도 숨이 턱 막혀요. 비 오는 날이나 아주 늦은 밤에만 겨우 마트에 가는데, 그마저도 신분증 달라고 할까 봐 현금만 쓰는 시장만 돌아요. 한국에 살지만 내 세상은 딱이 방 한 칸인 것 같아요.” (참여자 A)]
이러한 공포는 단순히 심리적 위축을 넘어, 인간의 기본적인 활동 범위를 축소시키고 사회적 고립을 고착화한다. 현상학적 관점에서 이들의 ‘생활된 공간(Lived Space)’은 안전을 담보로 자유를 저당 잡힌 감옥과 같은 구조를 띠고 있었다.
(2) 아파도 아플 수 없는 몸과 의료적 고립
체류 자격의 부재는 건강권이라는 보편적 권리를 ‘사치’나 ‘위험’으로 변질시킨다. 참여자들은 신체적 고통보다 신분 노출로 인한 추방의 공포를 더 직접적으로 위협으로 인식하며, 이는 질병의 악화 및 만성화를 초래하고 인간으로서의 자아 존중감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이빨이 너무 아파서 잠을 잘 수 없었지만, 병원에 가는 건 곧 감옥에 가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약국에서 산 제일 센 진통제를 하루에 6알씩 먹으며 버텼죠. 거울에 비친 부은 얼굴을 보면서 ‘나는 아플 자격도 없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눈물이 났어요.” (참여자 D)]
[“아이의 숨소리가 거칠어질 때마다 제 심장은 멎는 것 같아요. 하지만 병원에 가는 순간 우리 가족의 한국 생활이 끝날 거라는 공포가 저를 주저앉게 하죠. 유통기한도 모르는 약을 아이에게 먹이며 밤을 새울 때면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에요.” (참여자 A)]
참여자들에게 자신의 ‘몸’은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혹사시켜야하는 도구로 전락해 있었다. 이는 간호학적으로 볼 때, 의료 시스템이 소외된 이들에게 오히려 가해적인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뼈아픈 대목이다.
(3) 지워진 존재의 무게와 사회적 소멸
미등록 이주여성들은 디지털화된 한국 사회에서 필수적인 ‘인증’과 ‘신분 증명’의 과정에서 매번 존재의 부정(Negation)을 경험한다. 이들은 실재하지만 기록되지 않는 존재로서, 사회적 관계의 망에서 끊임없이 미끄러지는 ‘투명 인간’의 삶을 살아내고 있었다.
[“아이 친구 엄마들이 단체 채팅방을 만들자고 할 때 가장 괴로워요. 제 명의 핸드폰이 없으니 인증을 못해서 참여할 수 없거든요. 그럴 때마다 제가 이 사회에서 지워진 번호 같다는 생각을 해요.” (참여자 B).]
[“식당에서 일할 때 사장님은 제 이름을 부르지 않고 그저 ‘저기요’라고만 불러요. 한국 사람들 틈에 섞여 있지만, 저는 그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 같은 존재일 뿐입니다. 가끔 거울을 보면 내가 진짜 사람인가 싶어 무서워요.” (참여자 B, 참여자 A)]
이들의 ‘생활된 관계(Lived Relation)’는 신분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진실한 상호작용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사회적 낙인과 배제는 이주여성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사회적 유령으로 규정하게 하며, 이는 심각한 실존적 허무로 이어진다.
(4) 유일한 버팀목인 모성과 실존적 죄책감
극한의 소외 속에서도 이들을 삶으로 복귀시키는 유일한 끈은 ‘자녀’였다. 모성은 참여자들에게 극심한 죄책감의 근원인 동시에, 죽음과 같은 절망 속에서도 내일을 살아가게 하는 가장 강력한 실존적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아이가 학교 가방을 메고 싶다고 할 때마다 가슴이 칼로 베이는 것 같아요. 제 잘못 때문에 아이가 꿈도 못 꾸게 만든 것 같아 정말 미안하죠. 하지만 아이가 웃으면서 ‘엄마 힘내’라고 말할 때, 저는 다시 일어날 힘을 얻어요.” (참여자 E)]
[“아이는 제가 이 투명 인간 같은 삶을 견디게 하는 유일한 이유예요. 제가 잡혀가면이 아이는 정말 고아가 되잖아요. 아이를 지키기 위해 더 철저히 숨어서라도 어떻게든 버텨야 해요.” (참여자 A, 참여자 E)]
참여자들에게 자녀는 ‘고통의 이유’이자 ‘고통을 이기는 이유’라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이는 미등록 이주여성의 삶을 지탱하는 가장 본질적인 구조이며, 이들을 향한 간호 중재가 반드시 ‘가족 중심적 접근’이어야 함을 방증한다.
다음 표는 연구 질문(학문적 차원), 실제 면담 질문(참여자 수준), 그리고 연구 결과(도출된 주제) 사이의 논리적 연결성을 보여주는 요약표이다<Table 3>.
<Table 3>
Structural Connection between Research Questions, Interview Questions, and Derived Themes
| Research Questions | Actual Interview Questions | Results of the Study |
|---|---|---|
| Q1. What is the meaning of existential space for them? |
“How do you feel when you walk on the street or go outside?” | Theme 1. Constant Fear of Deportation and Imprisonment of Daily Space |
| Q2. What are their experiences with the deprivation of health rights? |
“What do you do when you are sick? Have you ever felt frightened at a hospital?” | Theme 2. Bodies Unable to be Sick and Medical Isolation |
| Q3. What are the aspects of their social relations and alienation? |
“How do you think others perceive you? When do you feel as if you are an invisible existence?” | Theme 3. The Weight of an Erased Existence (Social Extinction) |
| Q4. What is the nature of their motherhood and existential driving force? |
“When do you feel most determined to endure these hardships for the sake of your child?” | Theme 4. Motherhood as the Sole Support and Existential Guilt |
Ⅳ. 고찰
본 연구는 한국 사회의 제도적 경계 밖에서 ‘그림자 인구’로 존재하는 미등록 이주여성들의 생생한 삶의 경험을 Colaizzi의 현상학적 방법으로 탐색하고, 그 본질적 구조를 규명하고자 시도되었다. 분석 결과, 참여자들의 삶은 ‘법적 부재라는 감옥 속에서 모성으로 버티는 위태로운 생존의 여정’으로 수렴되었으며, 이는 단순한 경제적 빈곤이나 법적 위반의 문제를 넘어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유예된 복합적인 현상임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선행연구와의 비교 및 간호학적 함의를 중심으로 다음과 같이 고찰하고자 한다.
1. 상시적 추방 공포와 일상 공간의 위축
첫 번째 주제인 ‘상시적 추방 공포와 일상 공간의 감옥화’에서 나타난 참여자들의 심리적 상태는 생존을 위협하는 극심한 위축으로 표현된다. 참여자들은 집 밖으로 나가는 순간 스스로를 ‘사냥당하는 짐승’으로 묘사하며, 가장 안전해야 할 집조차 낯선 소리에 숨을 죽여야 하는 폐쇄적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미국 내 미등록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Hacker et al.[9]의 연구에서 ‘단속에 대한 두려움이 일상적 이동과 공적 서비스 이용을 저해하는 핵심 기제’라고 밝힌 것과 일치한다. 특히 본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참여자들이 겪는 공포가 단순히 주관적 불안에 그치지 않고, 물리적 이동 범위를 ‘방 한 칸’으로 축소시킴으로써 사회적 고립을 고착화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국내 외국인 근로자 연구에서 언급된 ‘신분 노출 우려’가 여성 이주민에게는 더욱 심화된 형태인 ‘심리적 유폐’로 나타남을 보여준다. 간호학적 관점에서 이러한 공간적 제약은 대상자의 전인적 안녕을 파괴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며, 돌봄의 경계가 물리적 장벽에 가로막혀 있음을 시사한다.
2. 의료적 사각지대와 신체의 도구화
두 번째 주제인 ‘아파도 아플 수 없는 몸과 의료적 고립’은 법적 지위의 부재가 건강권이라는 보편적 권리를 어떻게 ‘위험한 사치’로 변질시키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참여자들은 신체적 통증보다 병원 방문 시 발생할 수 있는 신분 노출과 추방의 가능성을 더 큰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는 질병의 만성화를 초래하는 비과학적 자가 처치로 이어졌다. 이러한 현상은 ‘모든 인간은 정치적·법적 장벽과 무관하게 존중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는 글로벌 건강 윤리의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기존 선행연구들[13-14]이 주로 합법적 체류자의 의료 이용 행태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본 연구는 의료 기관이 소외된 이들에게 오히려 ‘가해적인 공간’이자 ‘감옥의 연장선’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뼈아픈 실태를 고발한다[15-16]. 특히 자신의 몸을 돌봄의 대상이 아닌 생존을 위해 혹사시켜야하는 ‘도구’로 규정하는 양상은 미등록 이주여성이 겪는 실존적 무력감의 깊이를 드러낸다.
3. 사회적 존재의 부정과 투명 인간의 삶
세 번째 주제인 ‘지워진 존재의 무게와 사회적 소멸’은 디지털화된 현대 한국 사회에서 미등록 이주민이 겪는 독특한 소외 양상을 드러낸다. 참여자들은 핸드폰 인증이나 신분 증명이 필수적인 일상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가 부정(Negation)되는 경험을 하며, 스스로 ‘사회적 유령’이나 ‘지워진 번호’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기존의 다문화 연구가 주로 언어나 문화적 적응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과 차별화되는 본 연구만의 발견이다. 사회적 관계망에서의 이러한 탈락은 실재하지만 기록되지 않는 ‘그림자 인구’로서의 고통을 심화시킨다. 이들의 관계는 신분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진실한 상호작용으로 나아가지 못하며, 이는 결국 심각한 실존적 허무와 사회적 소멸감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간호 중재 시 이들을 단순한 ‘환자’가 아닌, 사회적 관계 속에서 복원되어야 할 ‘주체’로 바라보는 시각이 절실하다.
4. 유일한 버팀목인 모성과 실존적 죄책감
실존적 동력으로서의 모성과 회복탄력성 마지막 주제인 ‘유일한 버팀목인 모성과 실존적 죄책감’은 극한의 절망 속에서도 삶을 지속하게 하는 강력한 회복탄력성의 원천을 보여준다[15]. 참여자들에게 자녀는 ‘고통의 이유’인 동시에 ‘고통을 이기는 이유’라는 이중적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자녀에게 불안정한 신분을 물려주었다는 실존적 죄책감은 역설적으로 자녀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든 한국 사회에서 버텨내야 한다는 강한 생존 의지로 승화된다. 이러한 결과는 Fellmeth et al.[7]의 연구에서 ‘자녀가 이주여성의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높여주는 주요 요인’이라고 제시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그러나 본 연구는 여기서 나아가, 미등록 이주여성의 모성이 단순히 개인적인 감정을 넘어 그들의 삶을 지탱하는 유일한 ‘실존적 기둥’임을 규명하였다. 이는 이들을 향한 간호 중재가 반드시 아이와 엄마를 하나의 단위로 묶는 ‘가족 중심적 접근’이어야 하며, 특히 미등록 아동의 건강권 보장이 부모의 심리적 안녕에 직결됨을 시사한다[16].
종합해 볼 때, 본 연구는 그동안 학술적 담론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온 미등록 이주여성의 삶을 사회적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독창적인 의의를 지닌다. 이들의 경험은 ‘경계 밖의 실존적 사투’라는 한 문장으로 응축되며, 이는 간호사가 단순한 치료자를 넘어 인권 옹호자(Advocator)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함을 강력히 제시하고 있다.
Ⅴ. 결론
1. 결론
본 연구를 통해 확인한 한국 거주 미등록 이주여성의 삶은 단순한 법적 위반이나 경제적 결핍의 문제를 넘어,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존엄이 유예된 채 사회적 경계 밖에서 벌어지는 ‘처절한 실존적 사투’ 그 자체이다. 연구자는 이들이 겪는 ‘그림자 삶’이 단순히 개인의 선택에 의한 결과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견고한 제도적 배제와 무관심이 만들어 낸 구조적 폭력의 산물이라는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미등록 이주여성에게 한국은 생존을 위해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지워야만 하는 ‘거대한 감옥’인 동시에, 자녀를 위해 어떻게든 버텨내야하는 ‘모성적 투쟁의 현장’이다. 이들이 겪는 건강권 박탈과 사회적 소멸은 결국 우리 사회의 인권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며, 간호학적 돌봄의 가치는 이처럼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이들의 고통을 대면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을 사회적 유령이 아닌 우리 사회의 엄연한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보편적 인권의 관점에서 이들의 생존과 건강을 보장하기 위한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2. 제언
연구자는 본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우리 사회와 간호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첫째, 정책적 측면에서 미등록 이주민과 그 자녀를 위한 ‘인도적 건강권’ 보장 체계가 법제화되어야 한다. 현재 민간 단체에 의존하고 있는 불안정한 의료 지원 체계를 국가적 차원의 공적 시스템으로 편입시켜야한다.
특히 의료 기관이 환자의 신분 정보를 수사 기관에 통보할 의무를 면제하는 ‘세이프 존(Safe Zone)’ 제도를 명문화하여, 추방의 공포 없이 최소한의 긴급 의료와 모성 보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법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아동의 건강권과 교육권은 부모의 법적 지위와 무관하게 보장받아야 할 천부인권이므로, 미등록 아동의 예방접종 및 의무 교육에 대해서는 행정적 분리를 선행하여 아동의 기본권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한다.
둘째, 실무적 측면에서 간호사는 단순한 처치자를 넘어 소외된 이들의 ‘인권 옹호자(Advocator)’로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간호 교육 과정에서부터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문화적 역량(Cultural Competence)을 강화할 수 있는 윤리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
임상 현장에서는 미등록 여성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비공식적 돌봄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민간 구호 단체 및 지역사회 자원과의 유기적 연계를 돕는 매개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특히 이들의 높은 심리적 장벽을 고려하여, 모바일 기반의 익명 건강 상담 플랫폼이나 비대면 돌봄 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학술적 측면에서 미등록 이주민의 삶을 보다 입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지속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 확인된 질적 근거를 토대로, 이들이 실제 겪고 있는 건강 문해력(Health Literacy)의 한계와 정신건강 실태를 객관적 수치로 증명하는 정량적 연구 및 혼합 연구가 뒤따라야한다.
또한, 미등록 신분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동 및 청소년들이 겪는 자아 정체성의 혼란과 발달 단계별 건강 문제를 장기적으로 추적하는 종단 연구를 통해, 이들을 위한 맞춤형 복지 모델 개발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본 연구가 끌어올린 미등록 이주여성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단순한 학술적 기록에 머물지 않고, 이들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옹호하며 사회적 포용을 실천하기 위한 정책 및 간호 중재 개발의 강력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